산지니 소식 187호
죽으러 떠난 여행이 인생을 바꾸다
<나는 킬리만자로 정상에 오른 시각장애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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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삶에서 터닝 포인트를 만난 적이 있으신가요? 어떤 계기로 내가 완전히 달라진 순간이요. 저에게는 프랑스에서 보낸 10개월이 그런 시간이었습니다. 문화도 언어도 다른 곳에 홀로 가, 전 세계 각지에서 온 사람들과 함께 어학원을 다니며 부딪히다 보니 소심하고 겁 많던 성격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낯선 이에게 먼저 다가가 말을 거는 일이 더 이상 큰 부담이 되지 않았고, 오히려 그렇게 다가오는 걸 반기는 사람이 더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여전히 소심하지만 쪼~금은 용기 있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오늘 소개할 책 <나는 킬리만자로 정상에 오른 시각장애인입니다>의 저자에게도 인생을 완전히 바꾼 터닝 포인트가 있었습니다. 바로 처음으로 떠난 여행인데요. 그 여행은 생과 사를 결정지은 중요한 순간이었습니다. 차오성캉만큼 극적인 사건은 아니더라도, 누구나 인생을 돌아보면 변화를 만들어낸 계기 하나쯤은 떠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책을 읽으며 그런 순간들을 함께 떠올려 보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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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저자 차오성캉은 어린 시절 맹랑한 아이였습니다. 자신보다 훨씬 큰 형들이 부당하게 괴롭히면 참지 않았습니다. 덩치 차이는 아랑곳하지 않고 달려들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을 괴롭히던 아이에게 맞서다 밀쳐지며 교통사고를 당하고, 겨우 여덟 살에 시력을 잃습니다.
시력이 회복될 수 없다는 진단이 내려지자 부모는 차오성캉을 집 안에 가두고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금지로도 세상으로 향하는 그의 마음을 막을 수 없었고, 저자는 끊임없이 담을 넘었습니다. 시력을 잃은 뒤 세상은 완전히 달라졌고, 절망스러운 날이 더 많았지만 그럼에도 그는 계속 담을 넘었습니다.
성인이 된 그는 안마사가 되었습니다. 마사지숍은 꽤 운영이 잘되어 분점도 냈고, 여자친구와도 즐거운 나날이 이어졌습니다. 그러다 주식 투자에 실패하게 되며 가게와 모아둔 재산, 연인마저 모두 잃고 맙니다. 절망은 그가 죽음을 결심하게 만들고, 그런 그에게 친구는 이렇게 묻습니다.
“죽을 장소는 골라 놨고?” “어떤 장소냐에 따라 완전히 다르지! 너 꽃이 만발한 산골짝에서 죽을래 아니면 깜짝 놀란 행인이 쓰레기통에서 널 발견하게 할래? 너 햇살 아래에서 죽고 싶어, 하수도 안에서 죽고 싶어? 너무너무 다르지!”
그리고 친구는 티베트 라싸에 한번 가보라고 합니다. 그렇게 라싸로 떠난 차오성캉은 포탈라궁에 도달하기 위해 계단을 오릅니다. 가파른 계단을 오르며 넘어지고 부딪히기를 반복한 끝에 꼭대기에 도달합니다. 오르는 과정에서 내내 운 것과 달리 꼭대기에서 그는 오히려 담담합니다. 오히려 그를 지켜본 사람들이 감격스러워했습니다. 그는 꼭대기에서 자신이 잠깐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활력이 돌며, 정말 죽었다면 이렇게 여행을 못 했을 거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그는 시각장애인 여행가가 되겠다는 인생 목표를 가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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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을 계속 오르며 몇 가지 질문이 떠올랐다. 나는 나 자신에게 묻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이곳에 온 목적이 무엇인가?’ 뇌는 순식간에 한 가지 답을 내놓았다. ‘자살하기 위해.’ 몽둥이로 뒤통수를 꽝 맞은 것 같았다. 아니 몽둥이로 맞은 것보다 충격이 세서 나는 또 넘어지고 말았다. 나로 인해 나는 깜짝 놀랐다. ‘여전히 죽을 만큼 힘들어?’ 무슨 대답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다시 계단을 오르기 시작하는데 눈물이 흘러내렸다.
(…) 얼마나 지났을까, 기력이 곧 다하려는 그때 근처에 있던 몇 사람이 다가왔다. 그리고 알려주었다. 내가 이미 포탈라궁 꼭대기에 다다랐다고.
(…) 여행길에 오르기 전, 나는 그저 내 뼈가 묻힐 장소를 찾고 싶었다. 라싸에는 뼈 묻기에 아주 적합한 정토가 있다고 친구가 알려줬으니 말이다. 그런데 예상이 깨졌다. 여정이 끝났을 때 나는 살고 싶어졌을 뿐 아니라 인생 목표를 얻었다. 나는 시각장애인 여행가가 될 거다.
_<나는 킬리만자로 정상에 오른 시각장애인입니다> 41-42쪽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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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시각장애인 최초로 ‘아프리카의 최고봉’ 킬리만자로산 등정에 성공한 차오성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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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의 모험심과 라싸 여행이 차오성캉의 인생을 완전히 뒤바꾸어 놓았습니다. 그는 중국 최초의 시각장애인 여행가, 광둥성 장애인 체육대회 200m 단거리 메달리스트, 중국 최초 시각 장애인 윈드서핑 선수가 되었습니다.
이 책에는 차오성캉이 ‘안마 기술’이라는 삶의 무기를 가지고 세계 6대륙 35개 도시를 여행한 기록이 담겨 있습니다. 그는 세계 곳곳에서 마사지사로 일하며 여행 경비와 가족의 생활비를 마련했습니다. 말 그대로 생활밀착형 여행이었습니다.
안마 기술은 숙소 주인의 경계를 허무는 열쇠가 되기도 했고, 도움을 준 사람들에게 보답하는 방법이 되기도 했습니다. 물론 뛰어난 기술로 인해 노동 착취를 당하는 어려움도 겪었지만, 이 기술이 없었다면 그의 여행은 훨씬 더 힘들었을 것입니다. 그렇게 그는 꿈꾸던 아프리카 대륙과 킬리만자로 정상에까지 오르게 됩니다.
차오성캉이 어떤 도시들을 지나왔는지, 그곳에서 어떤 일을 겪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킬리만자로 정상에 오를 수 있었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시각이 아닌 청각, 촉각, 후각, 미각으로 기록된 여행 이야기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그렇다면 꼭 <나는 킬리만자로 정상에 오른 시각장애인입니다>를 읽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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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킬리만자로 정상에 오른
시각장애인입니다
넘어지고 구르며 도전한 6대륙 35개국 여정
차오성캉 지음 | 권언지 옮김
광둥성 장애인 체육대회 200m 단거리 달리기 동메달리스트, 중국 최초 시각장애인 윈드서핑 선수, 그리고 중국 최초 시각장애인 여행가, 모두 저자를 지칭하는 말이다. 세계 6대륙 35개국을 여행하고, 킬리만자로 정상에 오르기까지 한 그의 여정이 이 책에 생생하게 담겨 있다. 시각 외 다양한 감각으로 세계를 만나는 여행기.
▶ <나는 킬리만자로 정상에 오른 시각장애인입니다> 더 알아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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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만드는 편집자는 무엇을 읽고, 보고, 쓰고, 어디에 갈까요? ‘편집자의 쪽지’에서는 그들의 일상에서 발견한 소소한 취향을 소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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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k 편집자
자취 5년 차. 요즘 전 식비를 아끼기 위해 집밥을 열심히 만들어 먹고 있습니다. 평소에 해 먹던 메뉴에서 조금씩 변형을 주고 있는데요. 매년 1월 1일이 되면 끓여 먹던 떡국을 미역떡국으로, 돼지고기와 두부가 메인이었던 된장국을 우렁강된장으로, 그냥 맨밥에서 콩나물덮밥으로요. 자연스레 배달 음식을 먹거나 외식하는 날도 줄었습니다. 마트 구경하기라는 작은 취미도 생겼고요. 오늘 저녁은, 내일은 무얼 먹지? 점심 도시락은 어떤 걸로 챙기지? 고민하며 퇴근길에 있는 재래시장에서 이것저것 장 볼 때면 건강한 음식으로 나를 돌보는 보람을 느낍니다. 제철 음식이나 그간 시도해 보지 못한 새로운 식재료에 손이 가기도 합니다. 유튜브 알고리즘에는 요리 초보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레시피를 알려주는 영상들이 자주 보이게 되었습니다. 이왕 새해를 이렇게 시작한 김에, 올해 목표는 열심히 집밥을 해 먹는 것으로 다짐했습니다. 좀 더 요리에 익숙해지면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레시피를 알려주는 전혜연 작가님의 <내일을 생각하는 마크로비오틱 집밥>을 참고해 보려고요. 이 쪽지를 읽은 자취러 여러분만의 레시피가 있다면 공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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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2월 3일부터 8일까지, 6일간 열린 타이베이국제도서전에 다녀왔습니다. 매년 2월 타이베이 세계무역센터에서 진행되는 이 도서전은 책을 사랑하는 전 세계의 독자들과 출판사, 그리고 전 세계로 책을 수출, 수입하려는 다양한 바이어들이 모이는 아시아에서 가장 큰 규모를 가진 도서전입니다. 산지니도 타이베이도서전에 초대되어 방문하게 되었는데요. 산지니 책을 소개하고, 각국의 다양한 책을 소개받으며 저작권 미팅도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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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외로운 그 말> 출간 기념
정우련 소설가와의 만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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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함을 상실한 시대에 뱉는 외로움을 다룬 정우련 소설가의 <정말 외로운 그 말> 북토크가 열립니다. 오는 2월 26일에 정우련 소설가, 김대성 문학 평론가와 함께 소설 안팎의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보트피플, 간첩 혐의로 인한 재심, 페놀 유출, 선덕여왕 등 다양한 소재를 다룬 소설집인 만큼 역사와 현실을 관통하는 작가의 시선과 우리 시대의 고독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예정입니다. 진실에서 비롯된 외로움을 탐색하는 시간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유튜브 채널산지니에서 라이브 방송 시청 가능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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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짜쿵 활쏘기
살짜쿵 06
김경준 지음
어린 시절 즐겨 보던 사극 속 영웅들의 활쏘기 장면에 매료된 저자는 서른 넘긴 나이에 활을 잡고 국궁의 세계로 발을 내딛는다. 전통문화를 사랑하는 마음에 취미로 시작한 활쏘기는 시간이 흐르며 저자에게 배움의 터가 되고, 활을 쏘며 얻은 배움은 삶의 태도로 연결된다. 단순한 스포츠나 향토 취미가 아닌 역사와 예절, 수련의 정신이 어우러진 전통 무예, 활쏘기의 세계에 빠져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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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부의 담론에 귀기울이는 반년간 비평지 <문학/사상> 12호: 바다정동이 출간되었습니다. 이번 12호는 ‘바다정동’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창안하며 바다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에 주목하였습니다. 자세한 사항과 구독 신청은 위 이미지 클릭 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문학/사상>의 행보에 많은 관심 부탁드리며, <문학/사상>과 함께할 구독자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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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만에 관심이 생겨 혼자서 자료를 찾아보는 중에, 고등학생 시절부터 산지니의 출판활동을 쫓고있는 애독자로서 류영하 선생님이 쓰신 대만과 홍콩에 관한 책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대단히 반가운 마음에 곧장 책을 구매하여 읽었습니다. 류영하 선생님이 대만 박물관에 쓰신 책을 소개해주시니 더없이 또 반갑습니다. 언젠가 대만 여행을 가게되면 유용하게 쓰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산지니의 애독자로 계속해서 응원하겠습니다! 부산의 날씨가 춥습니다. 부디 감기 조심하시고 따듯하게 지내시길 바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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