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편집자 라온입니다.
여행을 할 때 시각 대신 다른 감각에 집중하면 어떻게 될까요? 어쩌면 풍경보다 그곳의 냄새가, 피부에 닿는 느낌이 더 오래 기억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나는 킬리만자로 정상에 오른 시각장애인입니다>의 저자는 세계를 여행하며 시각 대신 청각, 촉각, 후각, 미각으로 매일을 마주하고 그 감각을 이책에 기록했습니다. 차가운 물의 감촉, 꽃밭의 짙은 향, 음식 냄새를 따라 들어간 식당, 혀끝에 남는 맛의 기억들. 그의 여행기는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온 시각 중심적 인식 체계를 흔들며, 세계가 얼마나 다층적인 감각으로 구성되어 있는지를 드러냅니다. 보지 않아도 세계는 충분히 풍부하며 오히려 우리가 놓쳐온 감각들이 있다는 사실을 조용히 설득합니다. 그렇다고 저자의 여행이 낭만으로만 채워져 있는 건 아닙니다. 그의 여행은 안마 기술과 함께한 생계밀착형 여행으로, 이 기술 덕에 여행 경비와 가족의 생활비를 마련합니다. 이 소중한 기술은 때로는 호의에 보답하는 수단이 되지만 동시에 착취와 차별, 불안정한 노동 현장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저자는 마침내 킬리만자로 정상에 오릅니다. 수없이 넘어지고, 고산병과 추위에 시달리며, 끝까지 만류를 받았던 여정의 끝에서 그는 중국 최초의 시각장애인 킬리만자로 등반자가 됩니다. 그러나 정상에서 그가 발견한 것은 단순한 성취가 아닙니다. “나는 세상을 볼 수 없지만 세상은 나를 볼 수 있다.” 이 문장은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선언처럼 남습니다. 아름다운 풍경을 보지 못해도, 누군가의 기억 속에 남는 풍경이 될 수 있다는 믿음. 그것이 그를 다시 길 위로 나아가게 합니다.
<나는 킬리만자로 정상에 오른 시각장애인입니다> 알라딘 북펀드에 참여해 세계를 인식하는 방식이 얼마나 다양할 수 있는지, 이동하고 도전할 권리가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지 함께 생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