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니 소식 177호
우리는 크면서 아팠고, 아프면서 뚜렷해집니다.
홍정욱 장편소설 <아버지를 찾아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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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무수한 ‘찾기’의 연속입니다. 숨은그림찾기 같은 것이죠. 이 넓고 광활한 세상 속에서 태어난 이상 우리는 친구를 찾고, 꿈을 찾고, 동반자를 찾는 일을 끊임없이 반복해야 합니다. 물론, 찾았다고 다 끝난 건 아닙니다. ‘찾기’ 뒤에는 ‘선택’이 따라오기 때문인데요. 이 사람과 계속 친구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 이 회사를 계속 다닐 것인가 이직할 것인가! 마치 태풍처럼 몰아쳐 오는 선택지들에 휘둘리며 우리는 무엇을 취하고 버릴지 결정해 내고, 때론 무엇도 선택하지 못한 채 흐린 날들을 견뎌야 합니다. 여러분들은 잘 찾고 잘 선택하는 사람인지요. 혹은 반복되는 찾음 속에 지치진 않으셨는지요. 오늘 여러분께 들려드릴 이야기는 무언가를 끊임없이 찾는 소년의 이야기입니다.
<아버지를 찾아서>의 주인공 연수는 할머니와 단둘이 사는, 새와 나무를 좋아하는 조용한 소년입니다. 부모가 없다는 사실은 연수를 움츠러들게 했고, 학교에서는 친구들과 어울리는 대신 매일 도서실에 가서 혼자 책을 읽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같은 반 친구 정수가 몰래 훔쳐본 서류를 통해 교통사고로 죽은 줄 알았던 아빠가 실은 살아 있다는 것, 게다가 자신과 고작 열아홉 살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연수가 태어나서 처음 찾은 것은 아마 자신을 낳아준 부모님일 겁니다. 나의 엄마와 아빠는 어디에 있지? 그러나 이 질문은 곧 체념으로 바뀌었겠지요. 아, 나는 엄마도 아빠도 없구나. 그리고 그 사실을 받아들이기 위해 오랜 시간 노력했을 겁니다. 그리고 자신이 찾는 것이 세상에 없다는 허망함은 연수를 그늘지게 만들었습니다.
그 허망함을 달래기 위해 연수는 새와 나무를 택합니다. 그리고 전학 온 친구 허진 역시 연수의 정원을 채워주지요. 재잘거리는 새와 그늘을 만들어주는 나무, 그리고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를 찾은 연수는 이제 더는 공허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평온한 시간도 잠시. 허진은 말도 없이 연락을 끊고 사라졌고, 분명 죽었다고 했던 아버지가 살아 있다고 합니다. 이제야 평온을 찾았는데! 삶은 정말 예상치 못한 순간에 돌진해 오는 군요.
한바탕 태풍이 휩쓸고 간 연수의 정원엔 외로움만이 꿈쩍도 하지 않고 버티고 있습니다. 외로움은 왜 찾지도 않았는데 덩그러니 멀뚱멀뚱 연수의 정원에 있는 걸까요. 연수의 마음속에선 질문이, 분노가, 괴로움이 소용돌이칩니다. 엄마는 왜 나를 떠났을까. 아빠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진이는 왜 나를 떠났을까. 나는 대체 왜 이러는 걸까. 나는 뭘까.
그러나 소용돌이치는 마음을 견뎌낸 연수는 한바탕 휩쓸고 간 태풍에 엉망이 된 정원을 다시 가꾸기 시작합니다. 허진에게 다시 연락하고, 나무 의사가 되겠다는 꿈을 찾으며 자신의 지지대를 더 탄탄하게 세우지요. 그리고 마침내 아버지를 찾으러 가겠다고 결정합니다. 갈팡질팡하던 시간들은 커다란 양동이에 한 방울씩 용기를 모으는 시간이었습니다. 과연 연수는 아버지를 찾을 수 있을까요? 아버지를 찾으면 어떤 말을 할까요?
<아버지를 찾아서>는 어쩌면 삶이란 ‘숨은그림찾기’가 아닌 ‘한 번 더 들여다보기’라고 우리에게 말하는 듯합니다. 여러분도 무작정 견디기 위해, 살기 위해 씹었던 딱딱한 빵을 다시 한번 잘 들여다보시는 건 어떠신가요. 거기서 미래로 가는 반짝이는 열쇠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선선해지기 시작하는 지금, 무수한 선택의 기로 앞에서 소용돌이치는 내면을 아름다운 묘사와 시적인 순간들로 그려낸 청소년 성장소설 <아버지를 찾아서>를 읽어 보시기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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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찾아서
홍정욱 장편소설
새와 나무를 좋아하는 조용한 소년 연수는 할머니와 산다. 연수는 친구들과 어울리는 대신 매일 도서실에 가서 혼자 책 읽는 것을 즐긴다. 그러던 어느 날,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줄 알았던 아빠가 살아 있다는 것, 게다가 자신과 열아홉 살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갑자기 들이닥친 사실에 연수는 혼란에 빠진다. 오랜 시간 교사 생활을 하며 아이들을 만나온 홍정욱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이다. 실수와 잘못으로 가득한 서툰 시기도 용서와 성장으로 반짝이는 순간들로 가득했음을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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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편집자의 쪽지 코너는 특별히 디자이너의 쪽지로 준비했습니다. 디자이너들은 무엇을 보고 읽으며, 어디에 갈까요? 어쩐지 영감이 퐁퐁 샘솟을 것 같은 디자이너들의 일상을 만나보시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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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디자이너
-가야산에서 만난 자연의 색
가야산으로 짧은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여름 산의 색은 초록뿐일 거라 예상했는데 생각이 짧았습니다. 꽤 다양한 색들이 있더라구요.
색을 찾느라 산길을 걷는 속도가 느려지긴 했습니다. 빽빽한 숲길이 끝나고 하늘이 보이는 가야산의 첫 고개 서성재까지 왕복 2시간이면 충분할 거리를 걷는 데 4시간이나 걸렸거든요.
책을 만들 때 컬러는 늘 어려운 숙제입니다. 넘치면 산만하고 모자라면 심심하고요. 제목은 무슨 색을 쓸까. 배경 색은 뭐로 하지. 카피는. 이미지는. 책의 컨셉에 맞는 적절한 색을 과하지 않게 사용하는 일이 쉽지는 않습니다. 책 홍보를 위한 상세이미지, 카드뉴스, 굿즈 등을 만들 때도 그렇구요.
북디자인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보수동 헌책방골목을 거닐다 ‘배색사전’이라는 제목의 일본어판 컬러링북을 우연히 발견했을 때는 멋진 멘토를 만난 기분이었죠. 요즘은 오프라인 서점과 도서관에서 새 책들을 많이 탐구하고 인터넷의 도움도 받습니다.
때로 자연에서 힌트를 얻기도 합니다. 멋진 색 조합을 발견하면 사진으로 보관해 두었다가 아쉬울 때 꺼내쓰기도 하고요. 자연의 색들은 대비가 강해도 촌스럽게 보이지 않죠. 생명의 기운 때문이 아닐지 생각해 봅니다. 올여름 가야산에서 발견한 색들이 앞으로 어떤 책에 구현될지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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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좋은 죽음을 준비하고 있나요?
시민도서관 릴레이북토크_『웰다잉을 배우다』 이기숙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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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수명은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지 않고 나 스스로 일상생활이 가능할 수 있는 나이대를 말해요. 건강 수명과 기대 수명의 차이에 대한 첫 연구에서는 8년이라고 했어요. 근데 최근에 나온 자료에는 12년이라고 하더라고요. 8년과 12년은 지역이나 나라, 개인의 신체 특성에 따라 차이는 있을 수는 있지만 분명한 것은 기대 수명과 건강 수명의 사이에는 비어 있는 기간이 있다는 거예요. 그럼 이 기간에는 혼자 외출을 한다든지, 음식을 준비해서 먹는다든지, 대소변을 스스로 가린다든지 이런 것이 잘 안되는 기간이 있는 거예요. 그래서 돌봄부터 숨이 끊어지는 그 순간까지 생각한다면 우리는 아주 많은 것을 준비해야 해요.”
지난 8월 27일, 부산시민도서관과 함께하는 부산 출판사 연계 작가 릴레이 북토크 마지막 회차였던 <웰다잉을 배우다> 이기숙 저자의 북토크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죽음을 이야기하는 자리지만 결코 무겁지만은 않았습니다. 오히려 즐겁고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삶의 의미를 새롭게 발견하는 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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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의 뒷모습> 출간 기념
유익서 소설가 북토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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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익서 소설가가 9년 만에 새로운 단편소설집 <김형의 뒷모습>으로 돌아왔습니다. 소설집에는 한산도 이주 이후 저자가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한 자전적 소설과 함께 문학의 위치에 대한 저자의 고민 또한 녹아 있습니다.
이번 북토크에서는 유익서 소설가와 함께 <김형의 뒷모습>에서 드러나는 문제의식과 한산도에 살며 수행하는 소설 쓰기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문학/사상> 편집인 구모룡 문학평론가도 함께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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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문학의 거장 클라이스트, 그러나 한국 독자들에게 클라이스트는 아직 낯선 이름입니다. 클라이스트는 고대극의 요소를 셰익스피어 극작술과 결합시켜 자신만의 길을 걸어 나가며 세계 문호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클라이스트의 삶과 작품세계를 이해하기 위한 강연이 개최됩니다.
클라이스트 문학을 오랜 시간 연구해온 배중환 독문학자와 함께하는 이번 강연에서는, 클라이스트의 희곡과 단편소설을 중심으로 그의 작품에 담긴 실존과 본질의 비극성을 탐구해볼 예정이니, 여러분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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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안리해변도서전에서 만나요!
<아버지를 찾아서>, <여행의 마음> 북토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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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안리해변도서전에서 산지니와 해피북미디어의 북토크가 개최됩니다. 푸른 바다와 함께 독자 여러분을 만날 생각에 벌써부터 설레는데요. 청소년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이야기를 하는 홍정욱 작가의 장편소설 <아버지를 찾아서>와 여행하는 소설가 조화진 작가의 <여행의 마음>과 함께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북토크 신청은 아래를 클랙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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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전국을 누비며 독자들에게 지역의 콘텐츠를 소개하는 한국지역도서전이 어느새 9회를 맞이하였습니다. 올해는 충북 청주시, 청주문화산업단지 일원에서 바로 내일, 9월 12일부터 14일까지 3일간 개최되오니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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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제12회 대한민국 독서대전
김포에서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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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열두 번째 개최되는 대한민국 독서대전이 김포시에서 열립니다. 9월 19일 금요일부터 9월 21일 일요일까지, 김포한강중앙공원에서 열리는 김포 독서대전에서는 강연, 체험, 전시, 공연, 토론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산지니 부스에서도 체험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으니 아이들과 함께 주말 나들이로 김포 독서대전에 방문하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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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광안리 해변도서전에
산지니가 출동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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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가을, 바다에서 열린 국내 첫 도서전이죠. 광안리 해변도서전이 방문객들의 응원에 힘입어 올해도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2회째 개최되는 광안리 해변도서전은 9월 18일 목요일부터 23일 화요일까지 무려 6일간 개최됩니다. 부산의 출판사·책방·작가·독서 커뮤니티뿐 아니라 전국 각지의 창작자들까지 함께해 더욱 다채로운 만남이 펼쳐질 예정이니,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방문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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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주의 정신을 찾아서
스티븐 캘버그 지음 | 이현휘 옮김
극단적으로 양분된 정치권, 붕괴된 공동체 의식, 시민사회를 장악한 소수의 정치 경제 엘리트. 오늘날 미국 민주주의는 위기에 처했는가. 이 책의 저자는 막스 베버의 관점을 토대로 오늘날 미국 정치문화의 구체적 윤곽을 드러내고, 민주주의의 미래에 대해 낙관적 시선을 보낸다. 이 책은 미국 민주주의의 독특한 특성을 살피고 장기적이고 복잡한 역사적 흐름 속에서 미국 민주주의 정신을 파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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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영화 속 미술을 그리다
진경옥 지음
진경옥 교수가 이번에는 패션과 영화 그리고 시대를 풍미한 예술가의 이야기로 돌아왔다. 르네상스 시대 최고의 초상화가로 손꼽히는 한스 홀바인부터 17세기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요하네스 베르메르, 빈의 대표화가 구스타프 클림트, 우리에게 너무나도 친숙한 고흐와 피카소,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앤디 워홀과 바스키아에 이르기까지. 패션 산업과 패션 트렌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열 명의 예술가와 그들의 생애를 담은 영화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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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히 지나치면 발견하지 못할 ‘연결과 관계’를 조명하는 이수진의 에세이집. 1장에는 소설, 영화 속 인물로부터 건져 올린 삶의 태도를, 2장에서는 자연의 소중함과 경이로움으로부터 이어진 사유를, 3장에서는 연결의 힘으로 삶의 어려움을 극복해 나간 저자의 이야기를 담았다. 작가는 조금만 주위로 시선을 옮겨 보기를, 세상은 당신에게 희망을 선물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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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한 방울에 기대어
김명숙 에세이
복잡하고 빠르게 흐르는 세상 속, 조용히 들여다본 일상의 단면들에서 길어 올린 깊은 사유와 따뜻한 통찰. 김명숙 작가의 신작 에세이 <물 한 방울에 기대어>는 “그냥 살아가는 존재들”의 삶에 온기를 불어넣는 문장들로 가득하다. 총 3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존재의 의미, 타인과의 관계, 죽음과 평온 등 삶의 중요한 질문들을 담담한 시선으로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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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부의 담론에 귀기울이는 반년간 비평지 <문학/사상> 11호: 생동하는 글쓰기가 출간되었습니다. 이번 11호에서는 기존의 글쓰기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는 글쓰기에 주목하였습니다. 자세한 사항과 구독 신청은 위 이미지 클릭 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문학/사상>의 행보에 많은 관심 부탁드리며, <문학/사상>과 함께할 구독자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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