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니 소식 175호
광복절,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독립운동가 서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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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nna be gonna be golden”
지난 6월 넷플릭스에 공개된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OST <Golden>의 가사입니다. K-pop 아이돌을 소재로 하는 이 애니메이션은 41개국에서 영화 부문 1위를 달성했습니다. OST도 엄청난 인기를 끌며 <Golden>은 빌보드 핫100 1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한국의 소프트파워는 말 그대로 ‘황금처럼’ 빛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100년 전에도 외교와 문화의 힘으로 조선을 알린 사람이 있었습니다. 파리의 고려통신사에서 매일같이 기사를 써 유럽 언론에 송고하고, 국제회의마다 찾아가 유창한 불어로 조선의 독립에 대한 열망을 알린 사람. 심지어 그가 불어로 쓴 소설은 1년 만에 5쇄까지 나올 정도로 프랑스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지금의 K-컬처가 세계를 매혹시키는 것처럼 100년 전 한 조선인은 펜 하나로 유럽을 움직였습니다. 바로 독립운동가 서영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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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7년 마드리드에서 개최된 반파시스트 작가회의에 참석한 서영해
(앞줄 왼쪽에서 세 번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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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2년 부산에서 태어난 서영해는 17세의 나이로 3·1 독립운동에 참가했다가 수배 대상자가 됩니다. 중국 상해로 건너가 임시정부의 막내로 활동하던 그에게 임시정부는 프랑스 유학을 제안합니다. 외국어에 능통한 인재가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1929년, 임시정부 외무부의 지시로 서영해는 프랑스 파리에 고려통신사를 설립했습니다. 통신사를 통해 일본의 한반도 침략상을 유럽 전역은 물론 이집트, 아프리카에까지 알렸습니다. 일본에 의해 왜곡된 한국 이미지를 바로잡고 조선 독립의 당위성을 서방 세계에 알리는 사명이 그를 낯선 타국에서 싸우게 했습니다.
서영해는 소설가이기도 했습니다. 불어로 쓴 장편소설 <어느 한국인의 삶의 주변>은 프랑스 언론의 높은 관심을 받아 1년 만에 5쇄를 인쇄할 정도로 주목받았습니다. 민담집 <거울, 불행의 원인>과 함께 이 작품들은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유럽에 알리는 중요한 매개체 역할을 했습니다. 지금의 K-콘텐츠가 전 세계를 사로잡는 것처럼요.
2025년, 광복 80주년을 맞아 <파리의 독립운동가 서영해> 개정판이 출간되었습니다. 이번 개정판에는 남목청 사건 당시 김구의 총상 사진을 최초로 발견한 과정, 서영해의 손녀 수지 왕이 쓴 <수지가 만난 세계>의 한국어판 출간 소식 등의 이야기가 추가되었습니다. 특히 <수지가 만난 세계>는 한 가족을 통해 독립운동의 국제적 맥락을 살피고 20세기 세계사의 질곡을 바라볼 수 있다는 점에서 뜻깊습니다. 이외에도 개정판에는 책 출간 이후에 관한 많은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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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해는 해방 후 정치적 이후로 국내에서 설 자리를 잃습니다. 말년의 행방도 묘연합니다. 하지만 그가 남긴 수많은 저작물이 그를 잊지 않게 했습니다. <파리의 독립운동가 서영해>의 정상천 저자는 프랑스 외교부 문서실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 주불 대표 서영해’라 적힌 명함을 우연히 발견하면서 그에 관한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2025년 6월에는 나라를 위해 헌신한 노력이 공식 인정받아 서영해 관련 자료 323건 686점이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고요. 정치적 이해 관계는 그의 노력을 덮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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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로 공개되는 서영해의 고려통신사 기자 명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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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개정판은 우리가 잊고 지냈던 서영해라는 인물을 다시 조명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입니다. “미국에 이승만이 있다면 유럽에는 서영해가 있다”고 평가받았던 그의 이야기는 100년 전 대한 독립을 위해 헌신했던 이들의 열망과 노력을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프랑스 유학 4년 차에 ‘조선민족은 게을러서 조상이 남긴 문화유산까지 형체를 찾아볼 수 없다’는 모욕을 들었던 서영해. 그는 “거짓말을 가르치는 교육은 미개한 일”이라고 반박하고 4개월 만에 한국사 강의를 준비했습니다. 그때 그 강연을 듣던 사람 중에 과연 누가 오늘날 한국 문화가 전 세계를 사로잡을 것이라고 상상이나 했을까요?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Golden>이 빌보드 차트를 휩쓰는 지금, 우리는 더 이상 우리 문화를 해명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 당당함의 토대는 서영해를 비롯한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만든 것입니다. 그들이 뿌린 씨앗이 마침내 ‘황금처럼’ 빛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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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독립운동가 서영해
정상천 지음
외교관이자 언론인이자 소설가였던 서영해는 일생을 조선 독립운동에 바쳤고 서방 세계에 조선 독립의 당위성을 알리는 데 힘썼다. “미국에 이승만이 있다면 유럽에는 서영해”가 있다고 할 정도로 임시정부의 공식적인 양대 외교 축이었지만, 안타깝게 역사에 오랫동안 묻혀 있었다. 이 책은 그동안 숨겨진 서영해의 삶과 사상을 발굴해 정리했다.
수지가 만난 세계
에리카 피셔 지음 | 윤선영, 배신수 옮김
유럽의 베스트셀러 작가 에리카 피셔가 기록한, 오스트리아에서 나고 자란 수지가 자신의 뿌리를 찾아가는 과정. 수지는 이제껏 몰랐던 한국인 할아버지의 정체를 찾아 나서며, 복잡한 가족 관계를 복원하고 새로운 세계를 만난다. 수지의 할아버지는 독립운동가 서영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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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만드는 편집자는 무엇을 읽고, 보고, 쓰고, 어디에 갈까요? ‘편집자의 쪽지’에서는 그들의 일상에서 발견한 소소한 취향을 소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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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편집자
올여름 휴가는 다녀오셨는지요? 저는 며칠 전 가족들과 처음 상하이로 해외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저희 아빠는 이번 여행으로 처음 여권을 만들기도 하셨는데요, 부모님을 모시고 가는 여행이라 음식이나 숙소가 불편하지는 않을지, 일정에 차질이 생기진 않을지 걱정이 컸는데요. 다행스럽게도 큰 사고 없이 즐겁게 여행을 마쳤답니다. 상하이는 무엇보다 우리나라와 달리 교통, 식당에서의 주문, 결제 등 대부분의 구매가 모바일을 통해 이루어지다 보니 여행 전부터 이런저런 고민이 많았는데요. 평소에도 모바일 결제를 선호하지 않는 저는 혹여나 여행지에서 실수하지는 않을까 겁을 먹기도 했답니다. 다양한 방면으로 여행 정보를 조사했지만, 중국 여행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준비해야 하는 것들에 대해서는 얼마 전 개정판으로 출간된 <모바일만 들고 떠나는 중국 남방도시 여행>의 도움을 참 많이 받았습니다. 한국에서 미리 준비해 가야 하는 앱은 무엇인지, 현지인들은 어떤 앱을 많이 사용하는지 등에 대한 정보를 쉽고 꼼꼼하게 알 수 있었답니다. 올해 중국 여행을 준비하고 계신 독자분들이 계시다면, <중국 남방도시 여행>을 미리 읽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블로그나 유튜브에는 등장하지 않는 저자만의 추천 여행지도 만나볼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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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비니 보리수나무 아래서 부처를 묻다>
윤동재 시인 북토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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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를 사랑하는 독자, 시를 사랑하는 독자, 사유의 깊이를 좋아하는 모든 분들을 북토크에 초대합니다. 불교가 낯설지 않은 언어로 다가올 때, 시는 수행이 됩니다. 윤동재 시인의 시집 <룸비니 보리수나무 아래서 부처를 묻다>는 절집을 유영하듯 거니는 시인의 시선과 상상력이 녹아든, ‘절집 몽유기행시’들로 가득합니다. 이번 북토크에서는 시집 해설을 직접 집필한 정천구 박사와 함께하니, 여러분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 북토크 라이브는 여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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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8월 말, 부산시민도서관에서 열리는 릴레이북토크의 마지막 순서로 이기숙 선생님의 강연이 개최됩니다!
이번 북토크에서는 죽음에 대한 경험과 준비, 노년의 삶과 최소의 치료, 누군가를 보내는 사람들의 애도 작업 등에 대해 저자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그리고 죽음 공부를 통해 지금의 삶을 더욱 행복하게 만드는 방법을 찾아보는 시간을 가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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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전국을 누비며 독자들에게 지역의 콘텐츠를 소개하는 한국지역도서전이 어느새 9회를 맞이하였습니다. 올해는 충북 청주시, 청주문화산업단지 일원에서 9월 12일부터 14일까지 3일간 개최되오니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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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한국지역출판대상을 위한 천인독자를 모집합니다! D-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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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명의 독자가 지역출판사와 저자에게 수여하는 상, 제9회 한국지역출판대상을 위한 독자를 모집합니다. 지역출판의 지속가능성과 가치를 위해 천인독자가 되어주세요!
더불어 올해 개최되는 한국지역도서전은 충북 청주시 청주문화제조창에서 9월 12일부터 14일, 3일간 개최되니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참여대상: 지역 출판에 관심 있는 누구나 ✔ 모집기간: 2025년 8월 31일(일)까지 ✔ 참여 방법: 10,000원 이상 후원 ✔ 후원계좌: 농협 301-0327-9935-11 한국지역출판연대
▶ 천인독자 참여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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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책 만드는 출판사, 산지니와 해피북미디어가 만났습니다! 이 코너에서는 두 출판사의 도서 중 편집자가 함께 소개하고 싶은 두 권을 만날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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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의 그림과 서영해의 펜이 만나는 지점
1916년 평안남도에서 태어난 화가 이중섭과 1902년 부산에서 태어난 독립운동가 서영해. 두 사람은 서로 다른 길을 걸었지만,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이라는 격동의 시대 속에서 조국에 대한 감각을 각자의 언어로 표현했습니다. 이중섭은 붓으로 소와 가족을 그리며 그리움의 정서를 담아냈고, 서영해는 펜으로 조선 독립의 당위성을 세계에 알렸습니다. 산지니의 <파리의 독립운동가 서영해>와 해피북미디어의 <부산에서 찾아보는 이중섭 흔적>을 함께 읽으며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예술혼을 포기하지 않았던 이중섭의 은지화와 파리에서 외로운 투쟁을 이어간 독립운동가 서영해의 글을 만나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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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족 중심의 국가 만들기 과정에서 활용되고 소외되고 억압된 중국 여러 소수민족들. 이 책은 중국 및 중국성에 대한 관념에 일반적으로 부합하지 않는 경계적 타자, 서발턴 주체들을 통해 중국을 파악한다. 저자는 출판물, 테마파크, 교육 현장 등에서 드러나는 중국의 민족 정체성과 문화민족주의의 양상을 소개하고, 국가가 공식적인 민족성에 초점을 두기 위해 어떻게 소수민족을 간과해왔는지 살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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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발턴 차이나
동서대학교 중국연구센터 번역총서 2
완닝 순 지음 | 정규식 옮김
농촌에서 도시로 이주한 노동자 농민공은 중국 경제 발전의 핵심 동력이었음에도 여전히 주변화된 존재로 남아 있다. 이 책은 농민공과 이들의 문화적 실천 및 표현을 중심으로 중국 서발턴 계층의 정체성을 재현한다. 서발턴은 어떻게 자신의 경험을 말하고 이들의 미디어 실천은 어떤 정치사회적 변화를 이끌어내는가. 저자는 이 질문을 통해 농민공들의 미디어 및 문화적 실천과 서발턴 의식 사이의 연관성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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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미래, 동서양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넘는 탁월한 상상력으로 서사를 빚어내는 황인규의 소설집. 임진왜란과 17세기 신대륙 항해 등 과거를 재현하는 데서 나아가 역사적 인물들의 흔적이 현재와 미래의 인류에 어떤 메시지를 남기는지, 현재 우리가 마주한 고민과 문제가 어떤 미래로 이어질지를 탐색한 네 편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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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중국의 문화산업 읽기
아시아 총서 50
김창경, 공봉진, 안승옹, 이강인 지음
국가 전략이 된 중국의 '문화산업' 중국 문화산업의 성장에 주목하여 '중국 이야기'를 세계에 알리고자 하는 중국 정부의 의지와 구조를 읽다.
문화산업을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공연, 인터넷산업으로 나누어 분야별 역사와 발전 그리고 관련 산업 정책을 분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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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부의 담론에 귀기울이는 반년간 비평지 <문학/사상> 11호: 생동하는 글쓰기가 출간되었습니다. 이번 11호에서는 기존의 글쓰기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는 글쓰기에 주목하였습니다. 자세한 사항과 구독 신청은 위 이미지 클릭 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문학/사상>의 행보에 많은 관심 부탁드리며, <문학/사상>과 함께할 구독자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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