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어한 장례와 애도>는 인간이라면 모두가 경험하는 죽음과 장례, 애도의 과정에서 성소수자에게 작동하는 배제와 차별에 주목한다. 그리고 제도적으로 ‘정상’으로 간주되는 장례 방식과 관계의 틀에 문제를 제기한다. 자신에게 중요한 파트너, 친구, 동료를 떠나보낸 경험이 있는 퀴어 당사자들의 이야기는 폐쇄적인 혈연 중심의 한국 사회가 어떤 지점에서 애도의 권리와 삶의 권리를 박탈하는지 드러낸다. 저자들은 인권과 평등의 관점에서 죽음과 애도의 과정을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의제로 끌어올리며 "왜 어떤 죽음은 애도가 불가능한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펀딩마감일: 8월 6일
📌출간예정일: 8월 18일
📌상품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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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죽음은 누구에게나 평등하다고들 말합니다. 보유한 재산이 얼마든 각자가 어떤 삶을 살았든 언젠가 우리는 모두 죽음을 맞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내가 단지 나라는 이유만으로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로부터 충분한 애도를 받지 못한다면, 나의 정체성 때문에 평생을 함께하며 유대를 이어온 사람의 장례를 주관할 수 없다면 그것을 과연 평등한 죽음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성소수자는 바로 이러한 이유로 파트너의 죽음에 있어 아무런 권리를 갖지 못합니다. 고인의 사망을 신고하고 그 이후의 일을 처리하는 데도 삶의 동반자로서의 자격은 주어지지 않습니다. 법에서 정한 고인의 가족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혈연 또는 결혼으로만 법적 가족을 이룰 수 있는 우리 사회에서, 성소수자들은 죽음과 그 이후의 과정에서까지 무수한 차별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퀴어한 장례와 애도>의 저자들은 자신에게 중요한 파트너, 친구, 동료를 떠나보낸 퀴어들을 만나 그들이 죽음과 장례의 과정에서 경험한 차별과 배제의 경험을 들었습니다. 책에는 이들이 경험한 차별의 이야기뿐 아니라 퀴어들이 기존의 제도에 저항하면서 어떻게 고인의 정체성을 숨기지 않고 대안적인 장례와 애도의 장을 만들어가고 있는지, 그 다채로운 변화의 모습 또한 생생히 담겨 있습니다. 애도할 권리와 애도받을 권리는 단지 퀴어들만의 문제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한국 사회에서는 1인가구의 비율이 4인가구의 비율을 앞지른 지 이미 오래되었고, 혼인 건수 또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습니다. 갈수록 다양한 가족의 형태가 등장하는 흐름에서 누구와 의지하며 살 것인지, 누구와 나의 죽음, 장례, 그 이후의 과정을 결정할 것인지는 우리 모두의 문제와도 만납니다. <퀴어한 장례와 애도>가 보여주는 기존 가족 밖의 관계, 돌봄, 애도의 이야기가 이 사회의 구성원들이 경험하는 모두의 의제로 자리 잡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