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니 소식 174호
“나는 정치에 관심 없어.”라고 말하는 당신에게
|
|
|
여러분, 게임 좋아하시나요?
저는 게임을 좋아하지만, 솔직히 잘하진 못합니다. 그래서 팀을 이뤄 상대와 겨루는 온라인 멀티플레이 게임을 하면 종종 속이 상하곤 합니다. 냉정한 게임의 세계는 실수를 봐주지 않습니다. 잠깐만 삐끗해도 팀원들에게서 바로 “뭐 하냐?”부터 시작해 높은 수위의 욕설이 쏟아지거든요. 즐겁기 위해 게임을 하는 저는 이런 살얼음판 같은 긴장감이 싫어서 솔플(솔로플레이) 게임을 즐기거나, 등급 상승을 위한 점수가 달려 있지 않은 일반 게임만 합니다.
이렇게 서로 저격하고 모욕하는 상황 속에서 자주 등장하는 말이 하나 있습니다. “정치질 하네.” 게임 상황이 잘 안 풀릴 때 그 원인을 특정인으로 몰아가고, 편 가르기와 이간질을 한다는 뜻인데요. 주로 자신이나 자기 무리 중 한 명에게 화살이 돌아오는 것을 피하기 위해 엄한 사람 탓을 나서서 한다는 뜻으로 쓰입니다. 저처럼 게임을 즐기는 분들이라면 이 ‘정치질’이라는 단어에 아주 익숙하실 겁니다. |
|
|
‘정치질’처럼 일상에서 ‘정치’라는 단어를 부정적으로 많이 사용하고, 정치인들의 나쁜 모습을 미디어에서 많이 목격해서일까요. 많은 이들이 ‘정치’라는 말을 들으면 피곤하고 불편한 마음부터 든다고 이야기합니다. 정작 정치라는 단어의 사전적 뜻은 “국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상호 간의 이해를 조정하며, 사회 질서를 바로잡는 따위의 역할을 하는 것”인데도요.
친구들끼리의 모임에서도 정치 이야기가 나오면 “그런 얘긴 하지 말자”라고 입을 닫기 일쑤죠. 가장 친밀하고 얼굴을 맞대는 이들과 하기에 정치는 적합하지 않은 이야기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치는 온라인장에 더 어울리는 이야기가 되어버렸고, 날서고 정제되지 않은 익명의 대화들을 보다 보면 스트레스가 심해져 도피하게 됩니다.
그렇게 정치는 점점 내 일이 아닌 것처럼 멀어지고, 결국은 정치가들 또는 특정인의 일로만 남아버립니다. 하지만 그런 태도를 경계하는 강수돌 교수(고려대학교 명예교수)는 새롭게 출간한 책, <강수돌 교수의 나부터 정치혁명>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정치는 정치가만의 것이 아니다. 바로 우리가 만드는 것이다!”
사실 우리는 이미 몇 번이나 스스로 정치의 주인이 되어본 경험이 있습니다. 촛불 혁명, 그리고 최근의 응원봉 혁명까지. 시민들이 광장에 나서고, 세상을 바꾸는 힘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런데 왜 여전히 현실은 그대로일까요? 여전한 양당 구조, 그다지 변한 것 같지 않은 정치인들, 책임지지 않는 공직자들. 왜일까요? 나라를 뒤흔드는 큰 사태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다시 바쁜 일상으로 돌아가고 정치에서 멀어지기 때문이 아닐까요?
강수돌 교수는 정치를 바꾸기 위해서 진정한 ‘아래로부터의 혁명’과 ‘일상의 민주화’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려면 나부터 혁명을 일으켜야 합니다. 무언가를 고치고 바꾸러면 무엇을 바꾸어야 하는지부터 알아야겠죠.
<강수돌 교수의 나부터 정치혁명>은 우리 사회가 어떻게 뒤틀렸고, 무엇이 문제인지 구체적으로 짚습니다. 큰 개념의 정치 구조뿐만이 아니라, 우리 마음속 깊이 자리잡은 내면의 문제들도 짚습니다. 수능에 목매는 사회, 남보다 더 높은 자리로 올라가야 한다는 강박, 마음속 서열화 등 이런 것들도 결국 정치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 생각해 보셨나요?
강수돌 교수는 개인이 바로 실천할 수 있는 인문학모임을 통한 ‘생태민주주의 중심의 세상공부’부터, 사회구조를 바꾸는 교육・노동・복지・농촌 4대개혁까지 정치혁명을 위한 다양한 제안을 합니다.
|
|
|
그리고 책의 부록에 ‘나부터 정치혁명 10계명’을 담았습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나부터 바꾸는 일이고, 그렇게 우리가, 사회가 바뀌어 나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강수돌 교수의 나부터 정치혁명>은 혼자 읽기보다는 함께 읽으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책을 읽으며, 우리 삶을 바꿀 정치에 대해, 그리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변화에 대해 같이 토론해보는 거죠. 그렇게 정치 이야기가 금기시되지 않고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 되면 좋겠습니다.
정치는 바로 우리 일상, 바로 나로부터 시작됩니다.
|
|
|
강수돌 교수의 나부터 정치혁명
강수돌 지음
촛불 혁명 그리고 응원봉 혁명을 통해 부패한 정권을 물리친 시민들에게는 정치를, 나아가 대한민국을 바꿀 힘이 있다. 강수돌 교수는 “정치는 정치가나 전문가만 하는 게 아니다. 바로 우리가 만드는 것이다!”라는 외침과 함께 ‘나부터 제대로 설 것’을 요청한다. 위로부터의 변화가 아니라 아래로부터의 혁명을 꿈꾸며 집필한 이 책은 우리 사회가 어떻게 뒤틀렸고, 어디가 왜 아픈지를 되짚으며, 누가 무엇을 어떻게 바꿔야 할지를 이야기한다.
|
|
|
책 만드는 편집자는 무엇을 읽고, 보고, 쓰고, 어디에 갈까요? ‘편집자의 쪽지’에서는 그들의 일상에서 발견한 소소한 취향을 소개합니다. |
|
|
#날개 편집자
sun 편집자의 <아무튼, 여름>에 이어 <아무튼, 인터뷰> 독서 후기를 가지고 왔습니다. 인터뷰나 르포 장르를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잘 알려진, 은유 작가의 신작 에세이입니다. 인터뷰는 제가 독자로서 즐겨 읽는 장르인 한편, 잘 하고 싶은 분야이기도 합니다. 편집자가 인터뷰 스킬을 발휘해야 할 때는 의외로 많습니다. 대표적으로는 ‘편집자와 함께하는’ 북토크의 진행을 맡게 되는 순간입니다.
‘책 출간하신 소감과 주변 분들의 반응’으로 시작해서 ‘앞으로의 계획’으로 끝나는 진부한 구성 속에서 너무 가볍지도, 너무 진지하지만도 않은, 그러면서도 참신한 질문을 나름대로 머리를 쥐어짜며 생각해보는데요. ‘자연~스럽게’ 질문하고, 질문과 질문 사이를 넘어가는 그 과정이 참 어렵습니다. 이 부분을 기록해두었습니다.
눈앞에 있는 사람을 하나의 정체성으로 축소시키는 순간 대화의 영토는 좁아진다. 그래서 나는 누구를 만나든 ‘요즘 근황’을 묻는 질문을 맨 위에 놓는다. 인터뷰이 입장에서는 최근 일이니 기억이 생생하다. 마음 편하게 이 말 저 말을 하다 보면 마음의 빗장도 자연스레 풀릴 것이다.(113쪽)
오호, 다음 북토크에서는 작가님의 근황을 꼭 먼저 물어봐야겠습니다! 자연스러운 시작에 좋을 것 같네요. 이 책을 읽고 저는 좀 덜 뚝딱거릴 수 있을까요? 궁금하면, 산지니 북토크를 놓치지 마시길…! (후후)
*<아무튼, 인터뷰>는 제 앞자리에 앉은 초록 편집자에게 비닐도 뜯지 않은 새책을 대여 받아 읽었음을 밝힙니다. (땡큐!)
|
|
|
지금 내 눈앞의 일상과 하루의 소중함을 돌아보다
소설집 <뿔피리> 조미형 작가 북토크 |
|
|
“10대 아이들이 사춘기가 되면서 내뱉는 사소한 불만과 고민들에 어른은 ‘다른 사람도 다 그렇다’는 대답을 하면서 한숨처럼 지나가는 이야기로 받아들여요. 그런데 사실은 한숨이나 하소연처럼 하는 그런 작은 말들이 잘 들어보면 뼈에 사무쳐서, ‘정말 힘들다 도와줘’ 하는 구조 요청일 수도 있거든요. 그걸 놓치게 되면 우리가 정말 힘든 상황을 맞이하는 거잖아요. 10대 20대 청년들의 그 힘들다는 말을 우리가 잘 들어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쟁이 나면 예전에는 뿔피리를 불었거든요. 아이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자라는 의미에서 뿔피리를 이 작품에 가져왔습니다.”
지난 7월 10일, 산지니x공간에서 신간 소설집 <뿔피리> 출간 기념 조미형 작가와의 북토크가 열렸습니다. 일상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당연하게만 느껴지는 나의 일상이 누구로 구성되어 있는지, 어떤 일과 관계가 나의 일상을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만드는지 생각해보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
|
|
거대한 역사의 파도에 묻힌 존재들의 삶을 복원하다
소설집 <도항> 조갑상 소설가 북토크 |
|
|
“아직도 부산 영락공원 묘지에 가면은 무연고자들이 계십니다. 우키시마호 폭침 사건은 아직도 연속성을 갖고 있는 사건이죠. 또한 이 사건의 전말에 대한 여러 가지 의문이 있습니다. 왜 그 많은 사람을 태워서 출항시켰는지, 마이즈루에 왜 들어갔는지에 대한 의문은 아직도 풀리지 않았습니다. 물론 과거를 계속 붙잡고 있어서는 안 되겠죠. 그러나 기억은 기억대로 살려두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 사건과 같이 일본과 관련한 과거의 역사를 소설로 재탄생시킨다는 것은, 독자들에게 큰 관심을 끌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키시마호 폭침 사건은 지속적으로 신문에 보도되고 있는 사건이고, 부산이라는 도시 자체가 어찌 보면 '도항'이라는 행위의 의미를 놓칠 수 없는 곳이며, 우리가 지금도 살고 있는 곳이기 때문에 이런 소설도 있을 수 있지 않나 하는 거죠.”
지난 7월 17일, 산지니x공간에서 조갑상 소설가의 신작 <도항> 출간을 기념하여 북토크가 열렸습니다. 1945년 해방부터 2020년대 팬데믹까지, 한국 사회의 어제와 오늘을 소설로 풀어낸 작품들을 조갑상 소설가, 구모룡 문학평론가와 함께 자세히 들여다보는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
|
|
8월 출간 예정인 <퀴어한 장례와 애도> 북펀드가 알라딘에 오픈되었습니다.
북펀드 참여 시 <퀴어한 장례와 애도> 초판 1쇄에 후원자 명단이 인쇄되고, 펀딩 목표 금액 달성 시 알라딘 마일리지 적립 등의 혜택이 있습니다.
퀴어의 죽음과 애도의 과정에서 작동하는 배제와 차별을 통해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조명하는 <퀴어한 장례와 애도>, 책에 대한 자세한 내용 및 북펀드 참여는 아래 링크를 클릭해 주세요!
▶ <퀴어한 장례와 애도> 북펀드 참여하기 |
|
|
제9회 한국지역출판대상을 위한 천인독자를 모집합니다! D-38⏳ |
|
|
천 명의 독자가 지역출판사와 저자에게 수여하는 상, 제9회 한국지역출판대상을 위한 독자를 모집합니다. 지역출판의 지속가능성과 가치를 위해 천인독자가 되어주세요!
더불어 올해 개최되는 한국지역도서전은 충북 청주시 청주문화제조창에서 9월 12일부터 14일, 3일간 개최되니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참여대상: 지역 출판에 관심 있는 누구나 ✔ 모집기간: 2025년 8월 31일(일)까지 ✔ 참여 방법: 10,000원 이상 후원 ✔ 후원계좌: 농협 301-0327-9935-11 한국지역출판연대
▶ 천인독자 참여하기 |
|
|
새와 나무를 좋아하는 조용한 소년 연수는 할머니와 산다. 연수는 친구들과 어울리는 대신 매일 도서실에 가서 혼자 책 읽는 것을 즐긴다. 그러던 어느 날,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줄 알았던 아빠가 살아 있다는 것, 게다가 자신과 열아홉 살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갑자기 들이닥친 사실에 연수는 혼란에 빠진다. 오랜 시간 교사 생활을 하며 아이들을 만나온 홍정욱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이다. 실수와 잘못으로 가득한 서툰 시기도 용서와 성장으로 반짝이는 순간들로 가득했음을 그려낸다.
|
|
|
역사와 부산을 서사화하는 소설가 조갑상이 8년 만의 신작 소설집이자 다섯 번째 소설집. 1945년 우키시마호 침몰 사건을 다룬 「도항」, 1972년 유신헌법 국민투표를 둘러싼 이야기 「1972년의 교육」, 형제복지원 사건을 바탕으로 그곳에서 자행된 폭력을 고발하는 「이름 석 자로 불리던 날」 등. 조갑상 소설가는 한국의 근현대사에서 잊지 말아야 하는 사건들을 소설을 통해 우리에게 상기시킨다.
|
|
|
민주주의 이후의 민주주의
성공회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 총서 002
강순우, 구은정, 김경아, 김민정, 박정연, 송재영 지음
지구적으로 다양한 이해 대립이 표출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절차적이고 형식적인 대의제 민주주의마저 위협받고 있는 지금, 이 책은 정치·경제·기후 위기를 아우르는 복합적 혼란 속에서 민주주의가 어떤 길을 찾아야 할지 모색한다. 여섯 명의 저자는 각자의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민주주의의 위기와 대안을 모색하고 국내외 민주주의 체제가 더 나은 발전을 이루기 위한 방향을 제안한다.
|
|
|
한족 중심의 국가 만들기 과정에서 활용되고 소외되고 억압된 중국 여러 소수민족들. 이 책은 중국 및 중국성에 대한 관념에 일반적으로 부합하지 않는 경계적 타자, 서발턴 주체들을 통해 중국을 파악한다. 저자는 출판물, 테마파크, 교육 현장 등에서 드러나는 중국의 민족 정체성과 문화민족주의의 양상을 소개하고, 국가가 공식적인 민족성에 초점을 두기 위해 어떻게 소수민족을 간과해왔는지 살핀다.
|
|
|
서발턴 차이나
동서대학교 중국연구센터 번역총서 2
완닝 순 지음 | 정규식 옮김
농촌에서 도시로 이주한 노동자 농민공은 중국 경제 발전의 핵심 동력이었음에도 여전히 주변화된 존재로 남아 있다. 이 책은 농민공과 이들의 문화적 실천 및 표현을 중심으로 중국 서발턴 계층의 정체성을 재현한다. 서발턴은 어떻게 자신의 경험을 말하고 이들의 미디어 실천은 어떤 정치사회적 변화를 이끌어내는가. 저자는 이 질문을 통해 농민공들의 미디어 및 문화적 실천과 서발턴 의식 사이의 연관성을 밝힌다.
|
|
|
주변부의 담론에 귀기울이는 반년간 비평지 <문학/사상> 11호: 생동하는 글쓰기가 출간되었습니다. 이번 11호에서는 기존의 글쓰기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는 글쓰기에 주목하였습니다. 자세한 사항과 구독 신청은 위 이미지 클릭 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문학/사상>의 행보에 많은 관심 부탁드리며, <문학/사상>과 함께할 구독자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
|
✏️
<강수돌 교수의 나부터 정치혁명>의 기대평이나 후기를 들려주세요.
아래 버튼을 클릭해 자유롭게 남겨주세요.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