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니 소식 172호
도로 위 1평의 공간, 택시 안에서 목격한 세상
<거꾸로 가는 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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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어떤 교통수단을 많이 이용하시나요? 저는 버스를 가장 많이 이용하지만, 요즘은 걸어서 출퇴근하는 날이 많습니다. 짐이 많거나 기차 시간이 촉박할 때는 택시를 가끔 타곤 합니다. 택시는 혼자 타면 요금이 비싸서 꼭 여러 명과 함께 타게 되더라고요. 또, 뉴스에서 본 사건사고들 때문에 밤에 혼자 타는 것도 괜히 무섭기도 하고요.
‘택시’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몇 가지 있습니다. 승차거부, 난폭운전, 꿉꿉한 냄새, 정치 이야기와 같은 불필요한 대화 등. 저도 얼마 전까지만 해도 택시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좋지 못한 선입견들이 있었습니다. 여기, 저처럼 택시에 대한 선입견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이가 있습니다. 나이 육십을 앞두고 택시 운전대를 잡은 그는 택시 운전석에서 여러 손님들을 만나면서 택시 운전사들이 오해와 편견 속에서 일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난 5월 출간된 따끈따끈한 신간 <거꾸로 가는 택시>는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택시 운전대를 잡은 저자가 느낀 택시 운전사에 대한 편견과 그들이 처한 노동 환경의 변화와 문제점, 그리고 뒷자리에 태운 손님들과의 대화에서 목격한 한국 사회의 ‘진짜 모습’을 담은 책입니다. 20대, 40대를 거쳐 사회적 정년인 60세를 앞두고 마지막 직업으로 택시 운전사를 택한 김지영 저자는 서울 이곳저곳을 누비며 그의 꿈인 노년에도 일하고 글 쓰는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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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처음 기획하게 된 건, <오마이뉴스>에서 연재되고 있던 시리즈 “나는 택시 운전사”에서부터였습니다. 연재 중인 글들을 둘러보던 중, 이 시리즈의 기획의도가 눈에 밟혔거든요.
1992년 겨울이었다. 20대 후반 살던 전주에서 3개월 택시운전을 했었다. 차종은 포니투였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지금도 첫 손님을 태우던 날의 떨리던 기억이 생생하다. 세월이 흘러 2015년 그 때도 겨울이었다. 제주에서 목수 일을 하고 있었다. 바다에서 섬으로 달려드는 시린 겨울 바람을 피해 택시운전대를 잡았다. 5개월을 했다. 그 짧은 기간 동안에 택시가 아니면 그럴 일 없는 참 많은 일을 겪었다. (…) 한평 남짓한 택시 안에서 겪은 일들은 그냥 묻히기엔 너무 강력했다. 난 거기에서 택시가 아니면 알 수 없는 세상을 보았다. 그걸 쓸 생각이다.
1990년대, 2000년대를 거쳐 현재진행형으로 택시 운전을 하고 있는 그의 특이한 경력이 저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마지막에 언급된 ‘택시가 아니면 알 수 없는 세상’이란 과연 어떤 것일지도 궁금해졌습니다. 연재된 글에 담긴 가식 없이 솔직하게 써 내려간 택시 운전의 세계와 손님들과의 에피소드를 읽으며 이 글들을 꼭 책으로 만들어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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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편집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1부의 「운전자 폭행의 희생자가 되다」는 우리가 뉴스에서만 접하던 택시 운전사 폭행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정치색에 대해 이야기하다 자신과 의견이 다르자 폭행한 승객부터 술에 잔뜩 취해 욕설과 함께 폭행하는 취객 등 택시기사 폭행 사건은 뉴스에서 심심찮게 보입니다. 이 챕터에는 실제 폭행을 당했던 저자의 일화와 후유증도 자세히 서술되어 있습니다. 택시 안이 밀폐된 공간이다 보니, 타기 전엔 멀쩡하다가 택시 안의 더운 공기로 인해 취기가 올라와 난동을 부리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저자는 취객에게 목을 졸렸고, 기지를 발휘해 고속버스터미널 바로 옆 경찰 지구대를 떠올리고 취객으로부터 탈출했습니다.
저자는 한동안 폭행의 후유증에 시달렸고, 다시 일터로 돌아가는 데 몇 주의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도로에서 운전자를 폭행하는 행위는 살인 행위입니다. 단순한 주취자의 폭력행위가 때와 장소를 잘못 만나면 모두에게 비극적인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택시 안에서 운전사를 방해하고 폭행하는 행위는 운전사뿐만 아니라 승객 자신 또한 목숨을 위협받을 수 있는 아주 위험한 행동입니다. 하지만 지금도 도로 위의 택시에서 폭행 사건은 발생하고 있고, 피해자가 된 운전사들은 후유증에 시달리면서도 또다시 운전대를 잡고 일터로 나가야 합니다. 폭행 사건으로 일상이 무너져도 그들은 생계를 위해 다시 도로 위를 달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에피소드를 읽으며 어렴풋이만 알고 있던, 택시 업계 노동자들이 얼마나 위험한 환경에 처해 있는지와 운전사가 취객의 승차를 거부하는 이유를 자세히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정당한 이유 없는 승차거부는 비판받아야 마땅하지만, 그들이 왜 승차거부를 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 한번쯤은 입장을 바꿔 고민해 보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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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취였다. 그것도 매번 다른 사람을 낯선 곳에서 태우고 내려주는 작은 성취의 반복이 그걸 가능하게 했다. 말하자면 크든 작든 목적 있는 일의 연속이 시간을 이겨내는 힘이었다. 만약 자동차를 주면서 매일 열 시간을 아무 데고 상관없이 운전만 하라고 한다면 일당을 준다 해도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다. 매일 택시에 오르면서 시간을 잊고 일을 할 수 있는 이유였다. 사람을 태우고 내려주고 또 다른 사람을 태우고 내려주는, 매번 새롭게 갱신되는 짧은 시간이 쌓여 하루를 만들었다. 새로운 출발지와 목적지의 무한한 반복이 택시의 운명이었지만 그 반복은 곧 작은 성취의 연속이었다.
_111쪽, ‘은퇴 후 개인택시를 고민하는 분들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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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책에서 손님들을 태우고 목적지에 내려주는 그 행위에 뿌듯함을 느끼며 오늘도 택시에 오른다고 말합니다. 지금도 도로 위의 택시들은 손님을 태우고, 목적지에 내려주며 여기저기를 누비고 있습니다. 만약 택시에 오르게 된다면, 운전석에 앉은 기사님께 다정한 인사를 건네보는 것은 어떨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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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9일, 2025 서울국제도서전에서 김지영 작가와의 만남이 있었습니다. 김지영 작가에게 직접 듣는 책 소개와 택시 안에서 오가는 진짜 이야기, 그리고 책에는 담지 못한 에피소드까지 즐거운 이야기를 나눈 시간이었는데요. 그 자세한 현장이 궁금하다면 아래를 클릭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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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가는 택시
김지영 지음
읽고 쓰고 노동하는 삶을 꿈꾸던 저자는 사회적 정년인 60세를 앞두고 택시를 운전하며 인생의 목표를 이루어나가고 있다. 그가 운전석에서 목격한 세상을 그만의 시선으로 써 내려간 글은 택시 기사이기에 발견할 수 있었던 한국 사회의 민낯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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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천 역사학자와 함께하는
<수지가 만난 세계> x <파리의 독립운동가 서영해> 북토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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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해 선생님의 유일한 아들 스테판에게 약속했습니다. 1년 동안 당신의 아버지 서영해 선생님의 일대기를 기필코 책으로 내겠다고요. 스테판은 평생 아버지를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하고 죽었습니다. 1939년에 태어나 2013년에 돌아가셨죠. 칠십몇 세에 돌아가셨는데 1970년대에 아버지를 찾기 위해 수소문을 많이 했다고 합니다. 오스트리아에 있는 한국 대사관, 한국문화원, 또 프랑스에 있는 한국 대사관을 방문해서 서영해라는 사람이 나의 아버지로 알고 있는데 그에 대해 아는 것이 있냐고 물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모른다’뿐이었습니다. 스테판은 이승에서 아버지를 만나지 못했지만 아마 저세상에서는 아버지를 만났을 것이고, 또 책을 통해서 아버지를 이해했을 것입니다. 아버지가 아들을 버린 게 아니며, 선생님은 분명 아들의 안부에 대해 궁금해했을 겁니다. 그런데 1940년도에 제2차 세계대전이 터지고 서영해의 아내 엘리자는 비엔나로 돌아갔죠. 스테판을 임신한 상태로 비엔나로 생이별을 한 거죠. 역사의 비극입니다.”
지난 6월 13일, <수지가 만난 세계> 출간을 기념하여 <파리의 독립운동가 서영해>의 저자인 정상천 역사학자와의 북토크가 열렸습니다. 서영해 선생과 첫 번째 부인 엘리자베스 브라우어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스테판의 딸이 바로 <수지가 만난 세계>의 주인공 '수지 왕'입니다. 외교를 통해 유럽에 조선의 독립을 외쳤던, 총보다 강한 펜을 들고 싸운 독립운동가 서영해 선생의 유일한 혈육인 수지가 만난, 감춰져 있던 가족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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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사는세상 책문화제”
노무현재단 시민도서전
<뒤틀린 한국 의료> 북토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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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사는세상 책문화제 “제1회 노무현재단 시민도서전”에 산지니가 출동합니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노무현시민센터에서 열리는 시민도서전에서 화제의 베스트셀러 <뒤틀린 한국 의료>의 김연희 저자와의 북토크가 있을 예정입니다. 대담자로 임승관 전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장이 함께하니 여러분의 많은 참석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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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미형 소설가의 두 번째 소설집 <뿔피리> 출간 기념 북토크가 열립니다. 이번 북토크에서는 조미형 소설가와 함께 이러한 인물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려 합니다. <뿔피리> 속 작품 이야기뿐 아니라 소설가의 생활에 관한 이야기와 낭독 시간 또한 준비되어 있습니다. 유튜브 라이브로도 찾아갈 예정이니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유튜브 라이브는 여기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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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한국지역출판대상을 위한
천인독자를 모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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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명의 독자가 지역출판사와 저자에게 수여하는 상, 제9회 한국지역출판대상을 위한 독자를 모집합니다. 지역출판의 지속가능성과 가치를 위해 천인독자가 되어주세요!
더불어 올해 개최되는 한국지역도서전은 충북 청주시 청주문화제조창에서 9월 12일부터 14일, 3일간 개최되니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참여대상: 지역 출판에 관심 있는 누구나
✔ 모집기간: 2025년 8월 31일(일)까지
✔ 참여 방법: 10,000원 이상 후원
✔ 후원계좌: 농협 301-0327-9935-11 한국지역출판연대
▶ 참여 신청은 여기를 클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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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혁명 그리고 응원봉 혁명을 통해 부패한 정권을 물리친 시민들에게는 정치를, 나아가 대한민국을 바꿀 힘이 있다. 강수돌 교수는 “정치는 정치가나 전문가만 하는 게 아니다. 바로 우리가 만드는 것이다!”라는 외침과 함께 ‘나부터 제대로 설 것’을 요청한다. 위로부터의 변화가 아니라 아래로부터의 혁명을 꿈꾸며 집필한 이 책은 우리 사회가 어떻게 뒤틀렸고, 어디가 왜 아픈지를 되짚으며, 누가 무엇을 어떻게 바꿔야 할지를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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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행복을 핵심 가치로 두고, 현재를 행복하게 살면서도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교육방법, 언스쿨링. 이 책은 한국 사회에서 아직은 낯선 교육방식인 언스쿨링을 소개하고 그 실천적 가능성과 실제 작동 방식을 말하는 언스쿨링 기본서이다. 저자는 교육철학으로서, 그리고 현대 사회의 교육방식으로서 언스쿨링을 살피며 자기주도 교육이 학습자에게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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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오늘의 중국을 어디까지 알고 있을까?” 후베이, 상하이, 푸젠, 충칭 등 중국 7대 지역 중 화중, 화남, 화동 지역에 해당하는 남방도시는 개혁개방과 4차 산업혁명을 앞서 이끌어왔다. 중국학 교수인 이중희 저자는 오직 모바일 폰 하나만 들고 5개월에 걸쳐 자신의 관심 분야에 따라 자유여행을 하며 중국 남방도시와 현대 중국인의 삶을 이 책에서 보여주고 있다. 중국 무비자 정책에 따라 더욱 자유로운 여행이 가능해진 지금, 다음 여행지로 중국 남방도시를 선택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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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부의 담론에 귀기울이는 반년간 비평지 <문학/사상> 11호: 생동하는 글쓰기가 출간되었습니다. 이번 11호에서는 기존의 글쓰기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는 글쓰기에 주목하였습니다. 자세한 사항과 구독 신청은 위 이미지 클릭 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문학/사상>의 행보에 많은 관심 부탁드리며, <문학/사상>과 함께할 구독자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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