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재미있게 읽은 글 중 하나는 ‘올림픽은 올림픽이고’(235쪽)입니다. 작년 여름에 열렸던 파리올림픽에서 신유빈 선수를 비롯한 한국 탁구대표팀이 혼성 복식 동메달, 여자 단체 동메달이라는 좋은 성적을 거뒀어요. 탁구장의 회원들은 작가님의 기대처럼 탁구장 TV 앞에 모여 앉아 ‘대~~한민국!’을 외치기는커녕 본인들의 탁구 경기에 더 집중을 하는 모습이었는데요. 탁구인들만의 특징이 있는 걸까요? 정말로 탁구는 보는 것보다 치는 것이 훨씬 재미있나요?
다른 운동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요즘은 스포츠 경기를 관람하는 것보다는 본인이 직접 하는 걸 더 좋아하는 추세인 것 같아요. 예를 들면 몇 년 전만 해도 고수님들이(최상위부수인 1-3부) 게임을 하면 구경하는 회원들이 많았다면 지금은 고수님들이 게임을 하거나 말거나 자신들의 탁구를 치러 나가더라고요. 보는 것보다 내가 탁구를 치는 게 훨씬 재미있다는 반증 아닐까요?
새해가 되면 새로운 운동을 시작하려는 분들이 많습니다. 어떤 운동을 해볼까 고민하는 분들에게 ‘탁구’를 하면 좋은 점에 대해서 소개해주신다면요? 그리고 초보자가 처음 탁구를 시작할 때 주의해야 할 점, 탁구장 고르는 법, 탁구장 이용 매너 등에 대해서 알려주세요.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으니 루틴으로서의 운동과 지속가능한 운동을 찾으신다면 탁구만 한 운동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장비도 탁구 라켓, 탁구화, 운동복만 있으면 되고요.
초보자가 탁구를 시작할 때 주의할 점은 탁구라는 운동을 만만하게 보지 않는 마음입니다. 기술들을 익혀야 하는 시간과 그 기술들이 조화를 이루는 시간들도 필요하기 때문에 10년 정도 생각하고 치면 좋아요. 그렇지 않으면 저처럼 매번 “왜 실력이 안 느는 거야?” 하며 종종거리고 마음이 조급해질 수 있거든요. 저는 정말 탁구를 만만하게 보고 시작했거든요.
탁구장의 경우 본인의 성향이 어떤지 아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술 중심의 말씀만 하시는 코치님이 맞는지 아니면 기술뿐 아니라 기술 외적인 부분들도 살뜰히 챙기시는 코치님이 맞는지 알아야 되는 것 같아요. 사람은 본능적으로 자신이 어느 곳에 가야 편한지 알잖아요. 본인에게 편한 곳을 고르시면 됩니다.
탁구장 이용 매너 중 가장 기본은 인사라고 생각해요. 탁구장에 들어설 때, 나갈 때 인사만 잘해도 아주 훌륭한 사람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하나 추가하자면, 탁구공을 주워 줄 때의 매너입니다. 다른 회원이 탁구공을 주워 건넸을 때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하는 것입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말이 오가면서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도 오고 갑니다. 이 한마디가 뭐라고 멋진 운동인이 되는 기분이죠. 감사함을 주고받으면서 하는 운동은 생각보다 큰 기쁨을 줍니다.
이 책은 ‘탁구’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지만 내가 온전히 몰입한 ‘어떤 대상’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작가님이 탁구를 만나기 전과 후,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무언가를 열렬히 사랑하고 빠져드는 그 경험이 작가님 삶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듣고 싶습니다.
책만 읽어 머리만 비대했던 인간이 탁구라는 운동을 하면서 육체와 정신이 조금씩 균형을 맞춰 가고 있습니다. 조금만 움직여도 피곤했던 저질체력의 인간이 탁구장을 하도 뛰어다녀 말근육을 가진 운동인으로 거듭났습니다. ‘몸이라는 게 내게도 있었구나! 내 몸에 대해 더 알고 싶고 어디까지가 한계일까?’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덕질 한번 해 본 적 없는 인간이 탁구에 대한 덕질로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중입니다. 무언가에 빠져 눈을 반짝이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고 그렇게 반짝이는 눈을 가진 사람들로 가득한 세상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전 세상과는 다른 세상을 감각하게 되었다고 할까요? 이제는 반짝이는 사람들이 어떠한 방식으로 반짝이는 세계를 지속하고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 알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은, 그리고 앞으로 읽을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 전해주세요. 그리고 앞으로 어떤 책을 쓰고 싶은지도 알려주세요.
먼저 제 책을 읽으신, 그리고 앞으로 읽으실 독자분들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부터 전하고 싶습니다. 제 경우 ‘힘들 때 가장 위로가 되는 건 뭐지?’ 곰곰이 생각해 보면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의 이야기가 위안이 되더라고요. ‘아!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 다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구나. 그 시기를 어떻게든 통과하려 애쓰고 있구나!’ 동지애를 느끼면서 다시 한번 힘을 낼 수 있었습니다. 제 책은 탁구를 하면서 들었던 수많은 고민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 책을 읽으신, 그리고 앞으로 읽으실 독자분들에게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이 어딘가에 있다는 것만으로 작은 위안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탁구에 관한 글을 쓸 때 마음을 다하기 위해 저 자신에게 약속한 일이 하나 있었는데요. 책에서 좋은 문장을 뽑아 기록하고 사유하며 체화시키는 방법인 필사를 병행하는 것이었어요. 그렇게 필사한 책이 100권이 넘었고, 이제는 필사를 하지 않고는 책을 읽지 않은 것 같은 중병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이 병은 필사한 문장들을 일상에 녹이는 글을 쓰지 않고서는 치료가 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기에 천천히 이 시간을 통과하고 있는 중입니다. 탁구 덕질에 이은 두 번째 덕질이 시작된 거죠. 왜 이렇게 필사에 미쳐 있는지 가만히 생각해 보면 결국 나라는 사람, 타인, 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방법으로 필사라는 행위를 선택한 것 같습니다. 탁구를 하면서 들었던 생각의 연장선이기도 하구요. 이제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탁구에 관한 글을 한 편씩 쓸 때처럼 필사에 관한 글을 하나하나 쌓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아무래도 다음 책은 필사에 관한 책이 될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