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니 소식 151호
의대 정원 논란, 그 속에 감춰진 진짜 문제를 추적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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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8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유독 더웠던 올해 여름, 다들 건강하셨나요? 저는 최근 감기에 걸려 고생했습니다. 점심시간이 끝나는 시간에 맞춰 병원에 갔음에도 꽤 긴 시간 대기를 해야 했는데요. 정신없는 간호사와 의사, 환자들 틈에서 만약 의료 시스템이 멈춘다면 어떻게 될지 상상했습니다.
2024년 2월 6일 정부는 의사 인력 확보를 이유로 향후 5년간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리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의대 교수와 전공의, 의대생의 반발이 이어졌고 그 여파는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전공의 1만 2,000여 명이 수련을 포기한 지 반년이 넘어가면서 전국 병원은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특히 지역 의료, 응급실 등 기존에도 인력이 부족했던 곳은 의료 붕괴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2020~2023년 지역별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충원율이 41%에 불과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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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이 발표되었을 때 논점은 의료 산업의 구조적 문제가 아닌 의사들의 특권 의식에 맞춰졌습니다. 문제의 본질이 흐려지면서 시민들의 건강권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응급실 과밀화, 필수과(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 인력 부족, 공공병원의 위기 등 대한민국 의료의 고질적인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뒤틀린 한국 의료>를 쓴 김연희 저자는 <시사인> 기자로, 의대 증원 논란이 불거지기 이전부터 한국 의료에 관심을 가지고 여러 차례 심층 취재를 진행했습니다. 저자는 의대 증원을 넘어선 의료 개혁의 방향을 제시하고자 2023년과 2024년에 취재한 내용에 현재 상황을 보완하여 책을 집필했습니다. 의료 개혁을 위해 의대 정원 확대는 필요조건이나 다른 제도의 뒷받침이 없다면 실효성을 얻지 못할 것입니다. 저자는 공적시스템의 개선을 바라며 여러 의료 종사자와 환자의 목소리를 통해 복합적인 문제 원인을 분석합니다.
편집하며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2장에서 다룬 공공병원의 위기였습니다. 공공병원은 국가나 지방 자치 단체에서 설립, 운영하는 의료 시설로 부산에는 부산의료원이 있습니다. 공공병원은 코로나19 사태 진정에 큰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환자와 의료진의 이탈이 계속되고 있다고 합니다. 지역의료의 안전성에 공공병원이 큰 역할을 함에도 국가는 오히려 수도권에 대학병원 분원을 승인하며 민간 병원으로의 진입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2023년 9월 1일 기준으로 의사가 없어서 본래 개설했던 진료 과목을 휴진하고 있는 병원이 전국 지방의료원 35곳 중 23곳에 달한다고 합니다. 포천에서는 연봉 3억 원을 제시해도 재활의학과 의사를 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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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료원 진료 과목 휴진 현황 (2023년 9월 1일 기준).
2024년에는 빅5(서울아산·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대·서울성모) 병원도 정상적인 응급실 운영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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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병원은 전체 의료 시설의 5%에 지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영리적인 분야로 의사들이 빠져나가며 민간병원은 충분한 필수의료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책에는 충남 천안에서 산과를 찾지 못한 산모가 경기 북부 포천병원에서 출산한 사례가 담겨 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부산은 대도시인 동시에 지방입니다. 수도권 집중화가 계속된다면 지역에서는 제대로 된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저자는 지역의료와 필수의료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람 살리는 의사’를 육성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공공의대 같은 제도를 통해 필수 의료 분야에서 일하려는 의지를 가진 사람, 의사를 필요로 하는 곳에서 진료하고 싶은 사람을 선발해야 한다고요.
저자는 이 외에도 소아과 오픈런, 응급실 뺑뺑이, 건강보험 고갈 등을 통해 보건의료제도의 현실을 명확히 보여주고, 독자들에게 함께 논의하자고 말합니다. 정책은 우리 모두의 삶에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의료 정책은 우리의 생명권과 맞닿아 있습니다. 우리 모두 기본적인 사회안전망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뒤틀린 한국 의료>가 의료 개혁 문제에서 시민들의 참여를 보장하는 또 하나의 토론장이 되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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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정책’과 ‘그 정책을 현실에 안착시키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일이라는 깨달음은 뒤늦게 찾아왔다. 문제를 진단해 알맞은 대안을 도출하는 단계에선 실력 있는 관료와 전문가 몇몇에게 의존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사회라는 토양 위에서 구현하는 단계에 이르면 그 공동체가 가진 문제해결 능력이 총체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진실을, 수개월째 이어진 혼란이 역설하고 있다.
_<뒤틀린 한국 의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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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만들고, 공유하고, 읽고, 즐기는 사람들의 책축제, 2024 광안리해변도서전 <해변의 북키스트>가 개최됩니다. 산지니도 북마켓 부스에서 독자 여러분을 만날 예정입니다. 광안리 해변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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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광안리 해변도서전
<김순남 씨, 이제 울릉도로 가요>
박경자 저자 북토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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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유성구에서 개최되는 제8회 한국지역도서전에서 시상하는 한국지역출판대상(천인독자상)을 위한 독자를 모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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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집기간: ~2024. 9. 3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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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의: 사무국 010.3287.11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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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만드는 편집자는 무엇을 읽고, 보고, 쓰고, 어디에 갈까요? ‘편집자의 쪽지’에서는 그들의 일상에서 발견한 소소한 취향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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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편집자_<출판사의 첫 책>(송현정 인터뷰집, 핌, 2024)
편집자가 된 후 책을 볼 때 가장 큰 관심사는 ‘어떤 출판사에서 이 책을 냈는고?’입니다. 재미있거나, 제작과 편집에 공이 많이 들어간 책을 알게 되면 그 출판사가 낸 다른 책들은 뭐가 있나 찾아봅니다. 그리고 sns 계정을 찾아가서 그들의 활동을 지켜봅니다(질척). 아무래도 대형출판사보다는 1인, 소규모 출판사의 좁지만 확실한 출간목록에 관심이 갑니다.
열 개 출판사의 ‘첫 책’ 이야기를 다룬 책 <출판사의 첫 책>을 읽고 있습니다. 일반 독자들에게는 다소 낯선 출판사들일 수 있지만, ‘출판계 종사자들’(소수입니다)에게는 주목 받는 출판사들의 첫 책 제작기입니다. 이 척박한 출판업계에서 또 하나의 출판사가 탄생했음을 알리는 첫 번째 책, 출판사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책이니 꽤 중요할 것 같습니다. 만약 내가 출판사를 차린다면 어떤 책을 첫 책으로 낼까, 잠시 고민도 해보지만 일단 다음 주에 발표할 기획안이나 잘 쓰자 싶네요. 참고로, 산지니의 ‘첫 책’은 <반송 사람들>입니다. 산지니와 꽤 잘 어울리는 첫 책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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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미래를 생각할 때 어떤 감정을 느끼시나요? 밝은 미래에 대한 기대감?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막막함? 또는 아무런 감정을 느끼지 않으실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긍정적인 감정보다는 ‘막막함’과 ‘두려움’을 더 많이 느끼실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아무래도 미래가 불확실하고 통제 불가능하기 때문 아닐까요? 저는 그런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확률적 사고의 힘>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표지만 보면 주식과 경영에 관련한 내용 같아 보이지만(실제로 그 주제에 맞춘 책이지만!) 일상생활에서도 활용 가능한 꽤나 유용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아무리 지혜로운 성인이라도, 아무리 실력이 우수한 축구팀이라도 확률의 세계를 벗어날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역사는 계속해서 흥망성쇠를 반복하고, 유능한 선수들로만 구성된 팀도 패배를 맛보죠. <확률적 사고의 힘>에서는 성공을 위한 확률보다, 실패할 확률과 그에 영향을 끼치는 변수에 초점을 맞춰 사람들이 보다 적절하게 미래에 대비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100% 승리란 없다! 확률적 사고로 이득과 손실을 계산해서 예측이 빗나가더라도 피해가 크지 않도록 저는 매일매일 연마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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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사람의 정치학
아이만 라쉬단 웡 지음 | 정상천 옮김
통치 시스템의 역사부터 정치의 기본 개념과 현대 정치의 원리까지, 말레이시아의 외교관이자 지정학 연구에 열정적으로 몰두해온 저자는 정치를 직업으로 삼은 사람이 아닌 ‘보통 사람’도 알기 쉽게 26개의 키워드로 정치를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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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들의 오해
허정 스님 지음
현직 스님이 날카롭게 밝히는 한국불교의 현실. 저자 허정 스님은 불가에 몸담은 지 30년이 넘은 스님으로 건강한 불교 공동체 재건을 바라며 대한민국 종단을 비판한다. 더불어 불교에서 통용되는 여러 경전의 오해와 그릇된 해석을 바로잡으며 불교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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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한 부전도서관
부산에 위치한 51개의 공공도서관 중 가장 오래된 공공도서관인 부전도서관의 역사를 정리한 책.
저자는 부전도서관의 역사성과 공공적 가치에 주목하여 부전도서관의 시작과 걸어온 길을 부전도서관의 기록이 남아 있는 문헌, 사진, 신문기사, 일본어 자료를 통해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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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조선과 유구 관계사
이성혜 지음
가깝고도 멀었던 조선과 유구의 역사를 아름답고 역동적인 시로 읽다.
역사 속에 흩어져 있던 조선과 유구 문인들의 시를 한데 모아, 묻혀 있던 양국의 관계사를 발굴한다. 한문학적 교류에 대한 연구를 통해 동아시아 문명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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