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SUN 편집자입니다.
저는 종종 독서를 하며 우는 감성적인 사람입니다. 소설, 에세이는 물론이거니와 사회과학 도서를 읽다가도 눈물을 흘립니다. 최근에는 산지니의 <유예된 죽음>을 편집하다 울었답니다. 가족의 죽음에 얽힌 에피소드가 퍽이나 제 심장을 때렸거든요. (가족, 여성의 이야기가 제 눈물 포인트인 것 같기도 합니다)
그만큼 책에는 영화, 드라마와는 다른 방식으로 심장을 울리는 무언가가 있는 것 같습니다. 대사, 표정, 음악, 구도 등으로 감정을 전달해주는 영상과 달리 책은 오롯이 문장과 나 사이에서 감정이 만들어지니까요. 그 사이에서 만들어지는 감정은 오롯이 내가 만든 것이고요. <살짜쿵 낭독>의 유영숙 작가는 낭독이 이 문장과 문장 사이의 거리를 한 번 더 좁혀준다고 말합니다.
작가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녹음 봉사를 계기로 낭독의 세계에 발을 들였습니다. 사업 실패로 힘들 때 ‘나보다 힘든 사람 곁에서 위안을 얻고 싶다’는, 스스로도 이기적이라 느낀 마음에서 시작한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문장을 소리 내어 읽어가는 동안, 위로를 준 것은 낭독 그 자체였습니다. 목소리를 가다듬어 문장을 읽어 내려가는 그 시간이 결국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된 것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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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침대에 누워 꼼짝도 할 수 없었던 나에게 녹음 봉사로 시작된 낭독은 나를 돌아보게 만들었다. 그저 허무하게 바다만 바라보던 시선을 돌리자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세상이 들어왔고, 그 안에 낭독이 있었다.
_93쪽, <북 내레이터, 전문 성우만 가능할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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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가끔 편집을 하며 원고를 소리 내어 읽어봅니다. 눈으로 볼 땐 아리송하던 문장이 입 밖으로 나오는 순간 제자리를 찾아가곤 합니다. 어쩌면 낭독은, 눈으로 하는 독서가 놓치는 것들을 붙잡아주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작가는 자신이 느낀 낭독의 온기를 혼자 품고만 있을 수 없었다고 해요. 그래서 매일 새벽 5시, 온라인으로 모인 사람들과 함께 책을 읽고 오늘의 한 문장을 나누는 낭독 모임을 수년째 이어오고 있습니다. 혼자서는 좀처럼 손이 가지 않는 두꺼운 벽돌책도, 어려운 고전도 여럿이 목소리를 나누다 보면 어느새 마지막 페이지에 닿는다고 하니, 함께 소리 내어 읽는다는 행위가 가진 힘이 새삼 크게 느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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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시작된 낭독은 작가에게 현장영상해설사*, 북 내레이터라는 새로운 일까지 열어주었습니다. 취미로 시작한 일이 오십 대에 새로운 직업이 된 셈입니다. 대단한 결심이 있었던 게 아니라, 그저 매일 꾸준히 소리 내어 읽는 시간을 쌓았을 뿐인데 어느새 인생의 방향이 바뀌어 있었다는 이야기는 제게 꿈같은 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처음 녹음한 자신의 목소리가 낯설어 며칠을 헤맸다는 솔직한 고백도 함께 담겨 있습니다. 도저히 납득되지 않는 제 목소리에 적응하는 일부터 시작해, 매일 녹음하고 들어보는 훈련을 반복하며 낯선 자기 목소리에 서서히 익숙해져 간 시간들. 꿈같은 결과 뒤에 이런 낯섦과 반복의 시간이 있었다는 사실이, 오히려 도전을 꿈꾸게 만듭니다.
혹시 요즘 삶이 조금 버겁게 느껴지신다면, 눈으로만 읽던 책을 한 번 소리 내어 읽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문장 하나를 천천히, 또박또박 소리 내어 읽는 그 짧은 시간이 생각보다 큰 위로가 되어줄지도 모릅니다. <살짜쿵 낭독>이 그 첫걸음에 다정한 안내서가 되어줄 거예요.
*현장영상해설사: 시각장애인이 관광지와 공연 등에서 안전하고 풍부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방향·거리·시각적 세부 묘사, 느낌 등을 음성으로 상세히 안내하는 전문 해설 서비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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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짜쿵 낭독 살짜쿵 07 난다유(유영숙) 지음
우연히 만난 낭독이 위로와 치유 그리고 N잡러의 길을 여는 힘이 되다.
작가는 좋은 문장을 소리 내어 읽는 일을 세상에서 가장 간소한 심리 치료라 말하며 낭독을 통해 변화된 자신의 모습을 진솔하게 그려낸다.
낭독에 관심은 있지만 어디서 시작해야 할지 몰랐던 사람, 책과 조금 더 깊이 만나고 싶은 사람, 혹은 지금 삶이 조금 버겁게 느껴지는 사람에게 이 책은 낭독의 좋은 출발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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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만드는 편집자는 무엇을 읽고, 보고, 쓰고, 어디에 갈까요? ‘편집자의 쪽지’에서는 그들의 일상에서 발견한 소소한 취향을 소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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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k 편집자
오랜만에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무려 제주로! 지역도서전이 열리는 3일 내내 비가 온다는 소식에 비행기를 타기 전부터 많이 걱정했지만, 야외 일정이 있을 때는 흐리기만 하고, 숙소에 있을 때만 비가 왕창 내려서 누군가 날씨 요정이 아닐까 했답니다. 제주에 세 번째로 방문한 저는, 이번 출장에서 새로운 제주를 경험했어요. 제주에 올 때마다 서귀포까지는 내려가지 못했는데, 표선해수욕장 덕분에 서귀포의 한적하고 아름다운 풍경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하아얀 백사장이 넓게 펼쳐진 표선해수욕장에서 자전거를 타며 시원한 공기도 마셨어요. 물론 사진도 잔뜩 찍었습니다. 여행 하면 맛있는 음식도 빼놓을 수 없죠! 첫날 도착하자마 먹은 식당은 숙소 근처에서 급하게 찾은 곳이었는데, 웨이팅이 있는 맛집이더라고요. 이름은 <성심조림>. 갈치조림과 고등어구이를 주문했더니, 양이 정말 푸짐했어요. 물론 맛도 최고! 살이 통통하게 오른 생선들을 열심히 먹어주었습니다. 또, 2일 차 저녁을 먹은 식당 <미나리>에서는 옥돔지리를 먹었는데, 푸욱 익힌 무와 싱싱한 옥돔 한 마리가 통째로 들어간 요리는 소주를 부르는 맛이었습니다. 여러분만 알고 있는 제주의 찐! 맛집이 있다면 저에게 슬쩍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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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서울국제도서전에서 만난 작가와 독자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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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독자들의 환대와 함께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2026 서울국제도서전! 독자들로 북적이는 코엑스 행사장 안에서 산지니는 여러 북토크를 진행하며 독자들과 더욱 가까워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북토크 시간에는 작가님들의 팬을 만나 뜻깊은 시간을 가지기도 했고, 신간 도서를 열심히 홍보하며 산지니를 열심히 알리기 위해 5일을 정신없이 보냈습니다. 산지니 부스에서 있었던 이야기들은 아래 링크와 산지니 블로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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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바다도서관에서 열린
조갑상 소설가 북토크에 다녀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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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7일 토요일, 민락수변공원에서 열린 바다도서관 조갑상 소설가 북토크에 다녀왔습니다. 에세이 <이야기를 걷다>, 소설 <도항>과 함께 부산과 역사를 소설로 써온 소설가의 이야기를 김만석 평론가와 함께 들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선생님의 작품을 읽다 보면 역사적 사건 자체보다 그 사건을 살아낸 사람들의 삶과 기억에 더 집중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도항』뿐 아니라 형제복지원 사건을 다룬 『이름 석 자로 불리던 날』도 그렇고요. 부산이라는 도시는 워낙 빠르게 변해왔는데, 그럴수록 문학이 해야 할 역할도 분명히 있을 것 같습니다. 도시는 끊임없이 변합니다. 건물이 새로 들어서고 길이 바뀌고, 사람들의 생활 방식도 달라집니다. 하지만 그렇게 변하는 과정에서 가장 먼저 사라지는 것이 사람들의 기억입니다.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지나치는 골목이나 항구, 오래된 건물 하나에도 수많은 사람들의 삶이 쌓여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이야기를 기록하지 않으면 어느 순간 흔적조차 남지 않게 됩니다. 저는 소설이 바로 그런 기억을 붙잡아 두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부산이라는 도시를 소설로 읽는다는 것은 단순히 공간을 이해하는 일이 아니라, 그곳을 살아온 사람들의 시간을 함께 읽는 일입니다. 도시의 역사는 결국 사람들의 삶으로 완성되는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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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제주로 돌아가다
_2026 제10회 제주한국지역도서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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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3일에서 5일, 3일간 제10회 한국지역도서전이 제주에서 열렸습니다. 도서전 3일 내내 비 소식으로 걱정했던 것이 무색하게, 제주는 시원한 날씨로 지역출판인들에게 인사해주었습니다. 첫날의 지역출판 포럼과 한지연의 밤에서는 지역출판인들이 각자 가지고 있는 고민을 나누고 서로 연대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다음 날에는 한국지역출판대상 시상식과 함께 표선해수욕장의 경치를 감상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마지막 날, 북콘서트에서 허영선 시인이 들려준 제주 4.3 이야기는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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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캠
초국경 사이버 범죄의 메커니즘을 파헤치다
이반 프란체스키니, 링 리, 마크 보 지음 | 이정우 옮김
2025년 대한민국을 뒤흔든 사이버 범죄 스캠. 세계 각국 정부가 스캠의 완절한 근절을 위해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캄보디아의 범죄조직들은 인접국으로 이동하며 범죄를 이어가고 있다. 왜 이 범죄는 근절되지 않는가. 답은 스캠을 사기 수법이 아니라 하나의 산업으로 볼 때 비로소 보인다. 호주 멜버른대의 중국학자 이반 프렌체스키니와 동남아시아 연구자 링 리, 마크 보는 이 책에서 캄보디아, 미얀마, 라오스, 태국 등 다양한 국가에서 일어나는 스캠 사기의 기원과 스캠 사기가 단절되지 않는 이유를 세밀하게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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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이해하는 프로파간다
선전의 예술과 설득의 기술
다툭 부디만 모하메드 조디 지음 | 정상천 옮김
'프로파간다'라는 말에 대부분은 부정적인 인상을 떠올리지만, 사실 선전은 긍정과 부정이라는 이분법적 분류로 규정되기 어려운 개념이다. 이 책은 선전을 역사를 거듭하며 발전해 온 실용적 기술로 바라보고, 오늘날의 관점에서 선전의 의미와 역할을 검토한다. 뿐만 아니라 선전에 대한 연구자들의 다양한 관점, 고대부터 존재했던 선전의 변천사, 오늘날에도 사용되는 선전의 종류를 구체적 사례와 함께 체계적으로 정리하며, 대중이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그림자 속에서 행해지는 선전의 본모습을 해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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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예된 죽음
연명의료 중단을 둘러싼 선택과 갈등의 기록
김혜영, 손영하, 이서현 지음
연명의료결정법 시행 8년, 존엄한 죽음을 원했지만 존엄하게 죽지 못한 사람들을 기록하다.
2018년 시행된 연명의료결정법으로 환자와 가족의 의지로 연명의료(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 착용) 중단 여부를 결정할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한국일보 세 기자는 의료 현장에서 법과 제도가 만들어낸 변화뿐 아니라 그 이면에 존재하는 혼선과 갈등 그리고 제도의 한계를 구체적 사례로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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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부의 담론에 귀기울이는 반년간 비평지 <문학/사상> 13호: 바다의 노모스가 출간되었습니다. 이번 13호는 바다를 단순한 배경이나 자연의 이미지가 아니라, 세계 질서와 경계, 이동과 위험, 기술과 미래가 교차하는 사유의 공간으로 호출합니다. 자세한 사항과 구독 신청은 위 이미지 클릭 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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