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기술과 인신매매가 결합하는 모습을 보여줌과 동시에 현장 기반의 조사를 통해 산업에서 누가 돈을 벌고 어떻게 돌아가는가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_「역자 해제」
2025년 여름, 캄보디아 캄폿주의 한 범죄단지 인근에서 한국인 남성의 시신이 쓰레기통에 유기된 채 발견됐다. 이 죽음은 수면 아래 오래 곪아온 거대한 사이버 범죄 생태계의 단면이었다. 캄보디아에서 접수된 한국인 납치 신고는 2022~2023년 연간 10~20건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2024년 220건, 2025년에는 8월까지만 집계해도 330건으로 치솟았다.
피해 규모도 마찬가지였다. 현지 범죄단지에서 활동한 한국인은 수천 명을 웃돌았고, 편취된 금액은 수천억 원을 가뿐히 넘어섰다. 대한민국 정부는 합동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하고 대대적인 수사에 나섰다. 그 결과 2026년 1월, 한국인 869명으로부터 약 486억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 피의자 73명이 캄보디아에서 국내로 강제 송환됐다. 4월에는 500억 원대 범죄수익금을 챙기고 성착취 범행까지 저지른 일당 73명이 추가 송환됐다.
그러나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캄보디아를 거점으로 삼았던 범죄조직들은 이미 라오스·미얀마 등 인접국으로 무대를 옮기는 추세다. 세계 각국 정부는 스캠의 완전한 근절을 위한 대응책을 여전히 강구하고 있으며, 올해 4월 대한민국 외교부 역시 초국가 범죄 대응을 위한 다자 논의를 이어갔다.
그렇다면 왜 이 범죄는 근절되지 않는가. 답은 스캠을 사기 수법이 아니라 하나의 산업으로 볼 때 비로소 보인다. 호주 멜버른대의 중국학자 이반 프렌체스키니는 『스캠』에서 캄보디아, 미얀마, 라오스, 태국 등 다양한 국가에서 일어나는 스캠 사기의 기원과 스캠 사기가 단절되지 않는 이유를 세밀하게 분석한다.
많은 이들이 정보를 선택하며 소비한다고 생각하지만, 누군가 이미 그러한 판단을 설계하고 있다. 『스캠』은 감시 자본주의와 인간 심리를 동시에 분석한다. 이상적 피해자는 없다. 이런 일은 정말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