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니 소식 194호
한국계 덴마크 소설가 에바 틴드가 그려낸 초국가적 입양신화의 민낯
장편소설 <민 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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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독자 여러분! 지난 번 보내었던 알라딘 북펀드 기념 <민 킴> 특집호를 기억하시나요? 여러분께서 화답해주신 덕분에 북펀드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민 킴>이 출간되었습니다. 오늘은 출간을 기념하여 <민 킴>을 쓴 ‘에바 틴드(Eva Tind)’ 작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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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바 틴드는 산지니 출판사가 자리한 도시, 부산에서 1974년에 태어났습니다. 아버지는 신의주에 뿌리를 두고 부산에 정착한 사람이었고, 어머니는 마산 출신이었습니다. 두 사람은 세 자녀를 낳으며 가정을 꾸렸습니다. 그러나 막내딸인 김남숙(에바 틴드)이 만 한 살이 되던 해, 아버지는 가정을 버렸고 홀로 세 아이를 감당할 수 없었던 어머니는 막내를 덴마크로 입양 보내는 결정을 내려야 했습니다. 어머니는 곧바로 후회하고 입양기관을 찾아가 일을 바로잡으려 했지만 불가능했습니다. 반년 후 부모는 재결합했지만, 한국의 가정에 남숙의 자리는 없었고 돌아갈 수도 없었습니다.
1975년, 남숙은 9명의 다른 아이들과 함께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덴마크 공항에 내리는 순간 김남숙이라는 한국 이름은 흩어지고, 그는 에바 틴드가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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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니가 국내 독자들께 에바 틴드를 처음 소개한 것은 그의 첫 장편소설 <뿌리>를 통해서였습니다. 덴마크 왕립방송 소설상 후보에 오른 이 작품은 정체성을 찾기 위해 대륙을 넘나드는 한 가족의 이야기입니다. 어린 시절 한국인 아버지에게 버림받은 건축가 카이, 예술가로 살기 위해 딸을 떠난 미리암, 그리고 열여덟 살이 되어 스스로의 뿌리를 찾아 마라도로 향하는 딸 수이. 세 사람의 여정은 인도의 대안 공동체 오로빌에서, 스웨덴의 깊은 숲에서, 그리고 제주 마라도에서 교차합니다.
<뿌리>에서 에바 틴드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고향이란 무엇인가. 뿌리란 어디에서 찾는가. 정체성은 어떻게 형성되는가. 그 질문은 가상의 인물들을 통해 조심스럽게 탐색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신작 <민 킴>에서는 작가 자신을 반영한 인물 ‘에바 틴드’가 그 논의를 이어갑니다. 작중에서 에바는 함께 비행기에 올라 입양되었던 김미인(꿀마이)과 재회합니다. 12살까지 펜팔친구로 연락을 주고받던 두 소녀는 30년 만에 다시 만나고, 그 자리에서 꿀마이는 자신의 성장기를 털어놓습니다. 입양 가정에서 겪은 폭력과 학대. 어디에도 속하지 못했던 시간들. 에바는 그 이야기를 들으며 하나의 충동을 느낍니다. “덴마크에서 입양아로 성장한다는 것에 대한 책을 반드시 써야 한다.” <민 킴>은 그렇게 탄생했습니다.
꿀마이는 성인이 된 후 스스로의 이름을 되찾습니다. 덴마크 이름 꿀마이가 아닌, 한국 이름 민 킴(Min Kim)으로. 제목 <민 킴>은 그 이름을 가리킵니다. 빼앗겼던 이름을 스스로 호명하는 행위, 그것이 이 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몸짓입니다.
두 여성이 주고받은 편지와 대화, 그리고 한국여행 기록, 살아온 삶에 대한 회상으로 구성된 이 소설은 입양이라는 제도가 개인에게 어떤 짐을 부가했는지를 정면으로 응시합니다. 에바의 입양 서류에는 그녀가 고아라고 적혀 있었지만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입양기관은 그에게 가족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호적도, 생일도, 가족 정보도 왜곡된 기록 속에서, 에바는 지금도 일상적인 사회 활동을 위해 그 거짓을 ‘사실’로 반복해야 합니다. 1960년대 이후 최소 20만 명의 한국 아동이 해외로 입양되었고, 2025년 진실화해위원회는 이들 중 다수가 허위·왜곡된 정보와 함께 보내졌음을 공식 확인했습니다. 아이를 보내는 일에는 촘촘한 시스템이 작동했지만, 보내진 아이를 지키는 일에는 그 어떤 시스템도 없었습니다.
에바 틴드는 과거의 부당함을 고발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그녀가 뿌리를 집요하게 추적하는 이유는 자신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모국과의 단절을 원하는 입양인 부모 밑에서, 자신의 혈통에 대해 단 한 번도 이야기를 들어보지 못한 채 홀로 고뇌하는 아이들을 그녀는 보았습니다. 한 세대가 외면한 문은 사라지지 않은 채 다음 세대에 고스란히 넘겨집니다. 그 문 앞에서 홀로 서성이는 아이들이 생기지 않도록, 에바 틴드는 계속해서 씁니다.
<민 킴>은 2024년 덴마크 최고의 책 중 하나로 꼽혔으며, 독일 로볼트와 프랑스 갈리마르를 통해 유럽 전역에 소개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이 책은 에바 틴드가 태어난 도시의 출판사를 통해 한국어로 독자 여러분께 닿습니다. 520쪽에 달하는 이 방대한 작품의 번역은 허여 셀린느 번역가가 맡았습니다. 코펜하겐대학교에서 한국학을 전공하고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현대 한국 여성문학을 연구한 그는, 조남주의 <82년생 김지영>을 덴마크어로 옮겼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던 입양서사에 경종을 울리는 이 작품, 함께 읽어보면 어떨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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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킴 에바 틴드 장편소설 | 허여 셀린느 옮김
한국에서 덴마크로 입양된 두 소녀, 김남숙과 김미인. 같은 비행기를 타고 같은 나라에 도착했지만, 그들의 삶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민 킴>은 “입양된 걸 감사해야 한다”는 입양신화를 거부하고, 입양 이후의 삶을 각자의 목소리로 다시 써 내려가는 두 여성의 기록이다. 입양인의 삶을 정면으로 드러내며, ‘구원서사’ 뒤에 가려진 불편한 진실을 날카롭게 파고드는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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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만드는 편집자는 무엇을 읽고, 보고, 쓰고, 어디에 갈까요? ‘편집자의 쪽지’에서는 그들의 일상에서 발견한 소소한 취향을 소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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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k 편집자
지난 일요일,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가족들과 함께 절을 찾았습니다. 긴 연휴를 맞아 부모님이 계신 거제에 다녀오면서 함께 방문하였는데요. 집에서 차로 20분 내에 있는 3곳인 불곡사, 바름정사, 죽림정사를 다녀왔습니다. (석가탄신일에 절 세 곳 돌기 풍습은 삼보(불, 법, 승)에 귀의하는 의미가 있다고 하네요.) 평소에도 가끔 절을 찾아 기도를 드리고 스님과 이야기 나누기를 즐겨 하는 어머니 덕분에 저도 절을 방문할 기회가 매년 한 번은 생깁니다.
절을 다니며 부처님께 삼배를 올리고, 탑돌이를 하니 시간이 훌쩍 지나더라고요. 부처님이 주시는 밥은 꼭 먹어야 한다는 어머니의 말씀을 따라 절밥도 세 번이나 먹었습니다. (물론 세 번 모두 1인분을 다 먹진 않았습니다ㅎㅎ) 사람이 많이 방문하는 절에서는 반가운 얼굴도 만나 인사도 나누었답니다. 날씨도 화창해 산 속에서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풍경을 보며 힐링도 했고요. 또, 향 피우는 냄새를 좋아해서 삼배를 드릴 때마다 풍기는 향 냄새를 맡으며 부처님께 인사도 드렸습니다.
절에 다녀오는 일은 언제나 마음을 정화해주는 느낌입니다.
ps. 사진의 눈, 입, 귀를 손으로 가리고 있는 삼불동자승은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보지 말라(불견),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하지 말라(불언), 듣지 말아야 할 것을 듣지 말라(불문)를 의미하는 불교 경전의 내용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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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국경 사이버 범죄의 메커니즘을 파헤치다
<스캠> 펀딩 오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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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일은 정말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어요.”
무관심이 초래한 악순환, 도시 한가운데 뒤섞인 피해자와 가해자들.
코로나와 함께 초국경 사이버범죄 스캠이 전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습니다. 스캠 사기의 구조와 배경을 치밀하게 분석함으로써, 독자들이 이 거대한 범죄 산업을 이해하고 판단할 수 있는 선명한 기준을 제시하는 <스캠>의 알라딘 북펀드가 오픈되었습니다.
기존 온라인 도박 인프라를 스캠 산업으로 전환해가는 과정을 추적하며, 오늘날 초국경 범죄 네트워크가 형성된 배경을 집요하게 파헤치는 <스캠>이 여러분의 응원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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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니는 어김없이 올해도 서울국제도서전에 참가합니다. 독자 여러분을 직접 만날 수 있는 소중한 자리를 놓칠 순 없죠.
2026 서울국제도서전의 주제는 ‘호모 두두리(Homo duduri)’. 안전한 대답을 거부하고 백만 번씩이라도 미지의 삶 속으로 뛰어드는 자. 새로운 불을 응시하며 영혼의 대장간에서 더 큰 질문을 벼려내 아직 존재하지 않는 세계의 문을 두드리는 자가 바로 호모 두두리입니다. AI라는 거대한 불 앞에서 우리는 무엇을 두려워하고, 또 어떤 질문을 벼려낼 수 있을까요. 올해 도서전은 바로 그 질문들이 모이는 자리입니다.
산지니 역시 책이라는 이름의 질문들을 들고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부산에서 만든 책들, 지금 우리 사회와 삶을 오래 응시하는 이야기들, 그리고 아직 끝나지 않은 사유들을 서울국제도서전에서 만나보세요. 산지니 부스번호는 A302입니다. A홀 출구쪽에 위치해 있으니 많이 들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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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 한국지역출판대상을 위한 천인독자를 모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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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명의 독자가 지역출판사와 저자에게 수여하는 상, 제10회 한국지역출판대상을 위한 독자를 모집합니다. 지역출판의 지속가능성과 가치를 위해 천인독자가 되어주세요!
더불어 올해 개최되는 제주한국지역도서전은 7월 3일부터 5일, 3일간 개최되니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참여대상: 지역 출판에 관심 있는 누구나 ✔ 모집기간: 2026년 6월 30일까지 ✔ 후원계좌: 농협 301-0327-9935-11 한국지역출판연대
▶ 천인독자 참여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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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위한 도시는 있다
15분 도시가 진짜 말하는 것들
허남설 지음
‘n분 도시’의 시대! 도시의 진짜 주인을 묻다. 15분 도시에 대한 '설명서'가 아닌 '이야기'를 찾아나선, 경향신문 허남설 기자가 만난 소중한 공간을 지키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좋은 도시는 효율적으로 설계된 도시가 아니라, 사람들이 애착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는 도시이다. 우리 사회 곳곳에서 개발 논리와는 다른 방식으로 공동체의 공간을 만들어가는 이들의 기록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도시, 앞으로 우리가 추구해야 할 도시의 모습에 대한 영감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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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보니, 독일
정캐런 지음
16년 넘게 독일에서 살고 있는 한/독/영 전문 통역사가 들려주는 가장 현실적인 독일 이야기. 소시지와 맥주, 원칙의 나라라는 익숙한 이미지 너머의 독일을 담아냈다. 저자는 한국인의 시선으로 독일 사회의 일상과 관계, 교육, 역사와 문화를 생생하게 기록한다. 독일을 여행하고 싶은 사람부터 독일에서의 삶을 꿈꾸는 이들까지, 낯선 나라를 이해하고 싶은 독자들에게 현실적인 길잡이가 되어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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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기록하는 인터뷰 글쓰기
할머니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은정아 지음
이 책은 그 사람의 이야기가 한 권의 기록이 되기까지—어떻게 듣고, 어떻게 쓰고, 어떻게 그 삶에 다가설 것인지를 안내한다. 인터뷰 준비부터 녹취 풀기, 글쓰기와 퇴고까지. 누군가의 말을 글로 옮기는 일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에게, 그리고 그 일을 더 잘하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은 가장 가까운 길라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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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부의 담론에 귀기울이는 반년간 비평지 <문학/사상> 13호: 바다의 노모스가 6월 출간 예정입니다. 이번 13호는 바다를 단순한 배경이나 자연의 이미지가 아니라, 세계 질서와 경계, 이동과 위험, 기술과 미래가 교차하는 사유의 공간으로 호출합니다. 자세한 사항과 구독 신청은 위 이미지 클릭 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문학/사상>의 행보에 많은 관심 부탁드리며, <문학/사상>과 함께할 구독자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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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호를 읽은 독자분들의 피드백을 소개합니다. 작은 피드백에도 산지니 편집부는 들썩들썩인답니다:) 저희도 구독자 여러분과 내적 친밀감 마구마구 쌓고 싶습니다😁
👉 몇 년전 급식노동자들의 노동환경 현장르포를 다룬 뉴스 기사를 읽고 문제 인식을 갖게 되었습니다. 산지니에서 <밥 짓는 여자들>이 출판이 된다는 것을 듣고 텀블벅 후원 페이지를 찾아보기도 하고, 책 소개를 다시 정독하기도 했습니다. 기다리던 책을 다룬 소식지를 받게 되니 너무나 기쁩니다. 곧바로 책을 구매하여 정독하고자 합니다. 더불어 <부산지역 공동체운동의 원형을 찾아서>와 <청년이 온다>의 소개도 눈여겨보았습니다. 좋은 책을 계속 출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산지니의 애독자로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오늘의 부산은 바람이 강해 피어나는 꽃잎들을 걱정하게 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만개한 꽃나무가 곧 부산 곳곳에서 보일 거라는 생각에 들뜨기도 합니다. 부디 부산의 봄과 꽃이 산지니 출판사 여러분들의 마음도 들뜨게 하기를 바라며, 좋은 하루 보내세요 :)
👉 고생해서 키워 서울에다 바치는 꼴이라는 말,, 서울에서 태어난 것도 스펙이라는 말 무척 공감합니다ㅠㅠ
👉 오룡 편집자는 왜 오룡 편집자인지 궁금하네요.. 그리고 추천해 주신 영화 무척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민 킴> 출간 무척 기다리고 있어요~ 동네 도서관에 신청할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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