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할 책을 작업하며 예전에 본 다큐멘터리 한 편이 떠올랐습니다. 작년 11월 SBS에서 방영된 <고래와 나>라는 4부작 다큐멘터리입니다. 제60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예술상을, 제51회 한국방송대상에서 대상을 받은 이 작품은 제작 기간에 무려 7년이 걸렸다고 합니다. 남태평양의 통가, 아프리카의 모리셔스 등 전 세계 20개국 30개 지역에서 촬영한 이 다큐멘터리는 국내 다큐멘터리 최초로 향고래의 수유 장면을 촬영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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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고래와 나>는 올해 10월 극장판으로 개봉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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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집을 쓴 시인에 대해 먼저 소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우리나라의 대표 서정시인 정일근 시인입니다. 1984년 <실천문학>에 일곱 편의 시를 발표하며 활동을 시작한 정일근 시인은 1985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서 <유배지에서 보내는 정약용의 편지>로 등단하였습니다. 올해로 시인 생활 40년을 맞는 정일근 시인이 독자들을 위한 아주 특별한 선물을 준비하였습니다. 바로, 오직 고래에 대한 시만을 담은 시집 <꽃 지는 바다, 꽃 피는 고래>입니다.
혹등고래, 향고래, 벨루가 등 고래들의 신비롭고 경이로운 세계는 화면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환경오염으로 인한 고래 생태계 파괴, 수족관에서 인간을 위한 쇼를 하면 살아가는 돌고래들의 위험한 상태 등은 인간의 무자비함은 도대체 어디까지인가를 생각하게 하며 한숨짓게 했습니다.
오늘 이렇게 ‘고래’에 대한 이야기로 뉴스레터를 시작한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산지니에서 새롭게 출간된 🐳고래 시집🐳을 소개하기 위해서입니다. ‘고래 시집’. 과연 어떤 시집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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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집은 처음부터 끝까지 온통 ‘고래’입니다. 서시의 일부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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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돌아가리라/꽃 지는 바다로/꽃 피는 고래가 되어/인생의 바다에/수없는 인연의 꽃이 피었다가/모두 일장춘몽으로/덧없이 돌아갔다고/혼자서 우는 날이 많았지만/그 바다가 있어/나는 고래처럼 뛰어올랐네/(…)
_서시 ‘꽃 지는 바다, 꽃 피는 고래’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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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지는 바다, 꽃 피는 고래>에는 시인이 그동안 써왔던 ‘고래 시’에 새롭게 쓴 10여 편의 시를 더해 총 45편의 ‘고래 시’가 수록되었습니다. 정일근 시인의 ‘고래 시’는 이미 그의 첫 번째 시집부터 시작됩니다. 우리나라에서 상업적인 고래잡이가 중단된 1986년 직전 막 등단한 ‘젊은 시인’은 장생포항을 떠나는 마지막 포경선의 출항을 직접 보게 됩니다. 그날의 기억을 1987년 출간된 첫 번째 시집 <바다가 보이는 교실>에 ‘장생포 김씨’라는 제목의 시로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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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 시인의 첫 번째 시집 <바다가 보이는 교실>에 수록된 ‘장생포 김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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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지 울산 주재 기자로 반구대 암각화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 시인은 이후 불법 포경 반대 1인 시위, 삭발 시위, 해상 시위 등을 펼쳤고 고래 목측(目測)선을 타고 목측조사에도 참여했습니다. 5천 마리는 족히 되는 돌고래의 군무를 본 날도 있다고 합니다. 시인은 본인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방법으로 고래를 지켜나갔습니다. ‘기다린다는 것에 대하여’, ‘고래, 孤來’, ‘바다에서 나는 부활한다’, ‘고통, 고래’ 등 수많은 작품들에서 고래를 노래하였습니다. 시인에게 고래는 사랑하는 이요, 어머니요, 어린 시절 부재했던 아버지요, 시를 쓰는 고통에 몸부림치는 시인 자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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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바다로 나가 하루 종일/고래를 기다려본 사람은 안다/사람의 사랑이 한 마리 고래라는 것을 (…) 한 발자국 물러난 캄캄한 어둠 속에 서서/너를 기다렸던 일/그때 나는 얼마나 너를 열망했던가
_‘기다린다는 것에 대하여’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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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집을 읽으실 때 알아두면 좋을 몇 가지를 소개합니다.
첫 번째는 시집의 표지입니다. <꽃 지는 바다, 꽃 피는 고래> 표지의 그림은 지역화가 이청초 화백의 작품입니다. 사실 이 그림을 맨 처음 사진으로 전달받았을 때 그림이 뒤집혀져 있는 줄 알았어요. 그림을 어떻게 봐야 하나 고개를 이쪽저쪽으로 돌려본 기억이 납니다. 정일근 선생님께서 ‘브리칭(고래 뛰기, breaching)’을 하고 있는 혹등고래의 모습을 그린 것이라는 설명을 해주셔서 그때야 그림을 이해하게 되었죠. 브리칭을 하는 이유는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30톤이나 되는 혹등고래가 사뿐히 날아올라 수면 위로 떨어지면 마치 수류탄 40개가 터지는 위력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바다가 아닌 붉은 꽃밭 위로 브리칭을 하는 혹등고래의 우아한 몸짓, 이 시집과 너무나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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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의 표지 그림을 그리신 이청초 화백과 정일근 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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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저자 프로필에 들어가 있는 저자의 사진입니다. 선생님께서 이 사진을 보내오셨을 때 저는 또 한 번 고개를 갸웃하게 됩니다. 선생님께서 양쪽 귀에 대고 있는 이건 뭐지…? 꼭... 찐빵 같은데…? 선생님이 보내주신 설명글에 제 의문은 해소가 됩니다. “‘고래 귀를 가지고 강의 중인 정일근 시인’이라고 설명을 붙여 주십시오.” 아하, 선생님께서 양 귀에 붙이고 열심히 설명하고 계신 이것은 ‘고래 귀(뼈)’였습니다. 고래는 물의 진동을 소리로 알아듣기 위한 귀가 필요했고, 그래서 육상 포유류와는 다른 ‘두꺼운 귀뼈’를 가지고 있다고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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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이 바로 제가 찐빵이라 생각했던 고래 귀를 들고 계신 모습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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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깃거리가 참 많은 시집이지요? 그 어디서도 만날 수 없었던 ‘고래 시집’ <꽃 지는 바다, 꽃 피는 고래>를 읽으면서 여러분 가슴속의 고래는 무엇인지, 그 고래는 지금 안녕한지,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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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의사들의 사회적 책임과 의료 체계 속 시민 역할
<뒤틀린 한국 의료> 북토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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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희: 의료 문제가 의사가 단순히 오더를 내리고 끝나는 게 아니라 시민들이 알아야 되는 영역이라면, 이 복잡한 문제들의 진짜 원인이 뭔지를 잘 풀어서 설명하고, 우리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공유하는 게 제 역할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 생각을 이 책에 담았고요. 그리고 조금 걱정스러운 건 제가 굉장히 많은 전문가들을 만났는데 하나같이 우리 시스템이 한계에 달했다, 임계점에 달했다고 말해요. 당분간, 수년간은 우리가 이 시스템을 어떻게 재설계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의 장이 펼쳐져야만 해요. 거기에는 반드시 시민들의 목소리가 들어가야 하고. 그때 이 책이 참고도서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지난 11월 2일, 책방 풀무질에서는 <뒤틀린 한국 의료>의 저자 김연희, 대담자 임승관 안성병원장, 사회를 맡은 <시사인> 장일호 기자와 함께 한국 의료 시스템의 현주소와 문제점을 심도 깊게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이번 북토크는 의료 현장을 취재하고 의료 문제에 대해 골몰한 기자, 의료 현장을 마주한 의사의 시각을 함께 들을 수 있어 더욱 뜻깊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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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제4회 하근찬 문학제 | 하근찬 문학의 현재적 의미를 찾아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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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9일, 하근찬 작가의 고향인 경북 영천의 영친시립도서관에서 제4회 하근찬문학제가 개최되었습니다. 올해로 4차분 발간을 맞는 <하근찬 문학전집>은 40년 동안 작품 활동을 해온 하근찬 작가의 문학세계를 복원하기 위해 간행되고 있습니다. 올해는 장편 3종 13권 <작은 용>, 15권 <검은 자화상>, 16권 <남한산성>이 발간되었습니다.
이날 개최된 문학제는 오창은 중앙대학교 교수의 사회로 진행되었으며, 김용락·홍덕구·이정숙 문학평론가와 장수희 동아대학교 교수, 이중기 시인이 하근찬 문학전집 간행의 의미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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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하근찬 전집 4차분 발간
1980년대 후반, 한국전쟁이 가져온 전환기를 그린 장편소설, 제13권 <작은 용> 전쟁의 기억을 오랫동안 재현해온 하근찬의 최후기작, 제15권 <검은 자화상> 조선시대, 병자호란 전후 상황을 그린 장편소설, 제16권 <남한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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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 sarak과 함께하는
<혜수, 해수> 임정연 작가 북토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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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판타지소설 <혜수, 해수> 네 번째 이야기 출간을 기념하여 수영F1963 YES24 중고서점에서 북토크를 개최합니다. 커피 매니아 저승사자와 떡볶이 매니아 상큼발랄 여고생의 악령 퇴치기를 그린 <혜수, 해수>! 임정연 작가와의 만남은 위의 이미지를 클릭하여 신청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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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28일(목)부터 12월 1일(일)까지 국내 최초의 아동도서전이자 한국과 세계를 책으로 연결하는 플랫폼인 제1회 ‘2024 부산국제아동도서전’이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됩니다! 이번 도서전의 주제는 <걸리버 여행기>에서 걸리버가 세 번째로 여행한 하늘에 떠 있는 상상의 나라인 ‘라퓨타’입니다. 어린이들의 무한한 상상력과 희망으로 어린이만의 즐거운 공간을 만들어보자는 의미입니다.
산지니도 이 즐거운 책 축제에 참여해 라퓨타를 만들어보려 합니다. 산지니의 부스 번호는 H27! 다양한 프로그램과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으니 꼭 한번 들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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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전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이벤트 중 하나! 바로 <만화로 보는 노무현 시대>, <전태일에서 노회찬까지> 이창우 작가의 캐리커쳐입니다. 2024년 11월 30일 토요일, 단 하루! 산지니 부스에 방문하여 도서를 구매해주시는 분께 캐리커쳐를 그려드립니다. 이창우 작가는 <레디앙>, <울산저널> 등에 만평을 기고하는 시사만평가입니다. 재밌고 유익한 책도 사고 개성 넘치는 캐리커쳐도 받고 싶다면? 꼭꼭 산지니 부스에 방문해주세요!
✔ 일시: 2024년 11월 30일(토)
✔ 장소: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 2홀 산지니부스(H27)
✔ 산지니 도서 구매 시 캐리커쳐를 그려드립니다. (선착순 50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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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걷는 슬픔을 지날 때
산지니시인선 022
신진 시집
문학활동 50년을 맞는 신진 시인이 5년 만에 출간한 신작 시집이다. 스쳐 사라지는 일들로 가득한 시대, 시 또한 경험의 시가 줄어들고 수사와 상상력으로 채워진 언어로 소비된다. 신진 시인은 경험을 강조하는 시인이다. 일상의 순간을 구체적인 언어로 포착하고, 삶의 철학을 시인 특유 '차유의 언어'로 풀어낸 시를 통해 진솔한 깨우침을 독자에게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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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산지 3, 4
농상공부 수산국 지음 | 이근우, 서경순, 심민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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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역인문학의 시선
양민호 지음
<해역인문학의 시선>은 해역인문학의 다양한 연구 영역 중 해역을 통한 언어의 이동과 언어문화의 역동성에 주목하였다.
국립부경대학교 양민호 교수는 기록과 일상 자료를 통해 해역언어학을 구체적으로 탐구하고 나아가 지속가능한 해역인문학의 발전 가능성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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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부의 담론에 귀기울이는 반년간 비평지 <문학/사상> 10호: 대양적 전환이 출간되었습니다. 이번 10호에서는 한국문학을 대양적 전환이라는 관점에서 사유하고 설명하려는 의지와 노력이 담긴 글들을 실었습니다. 자세한 사항과 구독 신청은 위 이미지 클릭 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문학/사상>의 행보에 많은 관심 부탁드리며, <문학/사상>과 함께할 구독자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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