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니 소식 204호
한국 음악의 미래를 상상한 20세기 음악 평론가들을 만나다
<음악을 쓰다: 20세기 한국 음악 비평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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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란 무엇일까요? 사전에 ‘음악’을 검색하면 ‘박자, 가락, 음성 따위를 갖가지 형식으로 조화하고 결합하여, 목소리나 악기를 통하여 사상 또는 감정을 나타내는 예술’이라는 답변이 나옵니다. 음악은 단순히 박자, 가락, 화성이라는 3요소만 있다고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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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씨너스: 죄인들> 스틸컷(이미지 출처: IM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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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 쿠글러 감독의 2025년 영화 <씨너스>는 193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블루스 가수를 꿈꾸는 소년 사무엘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영화입니다. 아프리카계 노예의 고통을 담아 시작된 장르인 블루스는 영화에서 인물들의 설움과 즐거움을 동시에 보여주는 큰 축으로 쓰입니다. 그리고 한 장면에서, 영화는 사무엘이 부르는 블루스를 배경으로 선조들의 춤과 현재의 음악, 미래의 흑인 예술가들이 뒤섞이는 환상을 보여줍니다. 이 장면은 음악이 우리를 둘러싼 세계의 역사와 전통, 나아가 정체성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임을 이야기합니다.
20세기 한국 음악사를 돌아보는 책 『음악을 쓰다: 20세기 한국 음악 비평의 기억』은 <씨너스>와 비슷한 생각을 공유하는 책입니다. 한국의 음악은 어떻게 만들어져 왔을까요? 우리 음악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은 어떤 사회적 상황과 역사적 사건을 통해 지금의 모습에 이르렀을까요?
그런 한국 음악의 발전을 정확히 포착할 수 있는 시기가 바로 20세기입니다. 근대 국가의 탄생부터 일제강점기, 전쟁, 독재와 민주화라는 역사적 격동의 시기였던 20세기는 음악계에서도 혼란과 탐구의 시기였습니다. 새로이 유입된 서양의 클래식 음악과 일본의 가요, 그리고 궁중음악과 민요의 틀을 넘어 변화하기 시작한 국악. 장르와 양식의 뒤섞임 속에서 음악가들은 ‘한국적인 음악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통해 음악의 방향성을 질문하고 있었습니다.
“음악을 쓰다”: 20세기 음악 평론의 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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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음악계의 소식들은 잡지와 신문을 통해 대중에게 알려졌다.
왼쪽부터 『동광』 28호(1931), 미 공군 악대 연주 화보(1956), 『음악동아』 창간호(1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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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연구자들의 세미나를 계기로 시작된 이 책은 ‘한국의 음악문화가 발전해 온 과거의 기록을 가장 생생히 들여다볼 방법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엮은이들이 선택한 방법은 바로 ‘음악에 대해 글을 쓴 사람들’에 주목하는 일이었습니다. 20세기, 신문과 잡지 등 다양한 지면에 실렸던 음악 비평은 과거의 음악가들이 어떤 시대상 속에서 무엇에 가장 주목하고 있었는지를 알려줄 단서입니다. 『음악을 쓰다』는 일제강점기에서 시작해 1990년대에 이르기까지, 20세기 한국 음악문화를 당대의 음악 비평문을 통해 살펴봅니다.
음악인들이 썼던 평론을 살펴보면, 지금 보면 재미있는 이야기들도 많이 찾을 수 있습니다. 여학생들이 유행가를 즐겨 부르는 세태를 논쟁하는 1920년대 글에는 ‘우리 학교 학생들은 그런 노래를 부르지 않는다!’(?)라고 주장하는 여학교 선생님이 나오는 한편, 서로를 무시하는 양악인과 국악인에게 친하게 지내야 한다고 말하는 글, 외국 악단이 내한했는데 우리나라 관객은 ‘무표정’에 박수 소리도 ‘그저 빠락빠락’할 뿐 시원치 않다고 꾸짖는 글도 보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글이 웃음만 주는 것은 아닙니다. 새로운 대중음악이 등장하고, 전통음악과 서양음악이 충돌하고, 공연에 어색하게 반응하는 모습은 모두 20세기 한국 음악계가 새로운 양식과 구조를 받아들이고 이해하려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증명합니다.
음악 비평들은 음악이 그저 국악에서 클래식 음악으로, 클래식 음악에서 대중음악으로 변화하는 거대한 흐름만을 따르지 않는다고 말해줍니다. 오히려 20세기의 한국 음악은 음반을 어떻게 만들고 파는지, 교향악단 단원들은 어떻게 먹고 사는지, 외국의 유행이 얼마큼 들어오는지와 같은 사회경제적인 현상들을 통해 발전했다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비평 속에서, 음악인들은 서로를 격려하고, 때로는 예술계와 정부를 신랄하게 비판하기도 하고, 대중과 어떻게 하면 더 친해질 수 있을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런 노력 속에서 그들은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면서도 우리 자신의 정체성을 녹여낸, ‘진정한 한국 음악’이란 무엇인지 발견하고자 했습니다. 엮은이들은 이러한 음악인들의 고민을 한데 묶고 시대별, 작품별로 해설하며 서로 다른 주제로, 다른 시기에 쓰인 비평문들이 담고 있는 문제의식을 ‘한국 음악’을 발견해 나가는 긴 역사적 흐름 속에 담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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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에서 이희경 저자는 이렇게 씁니다.
“20세기 한국 음악 비평을 소환하여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작업은 저문 시대의 메아리를 듣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들의 고민과 분투가 현재의 우리를 만들었고, 또 미래의 우리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지표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누구나 스트리밍 앱으로 음악을 듣고, SNS에 감상을 공유하는 21세기. 그럼에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음악이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는 점일지도 모릅니다. 국악인이 록 페스티벌에 등장하고, K-pop 아이돌의 곡에서 전통 악기 소리가 들리고, 트로트가 새로운 유행을 불러오는 일도 생깁니다. 그 속에서 청자인 우리도 20세기 음악인들처럼 ‘한국의 음악이란 뭘까?’하고 고민하게 됩니다. 우리 음악의 현재를 만들었고, 또 앞으로의 한국 음악을 비추는 거울인 20세기 음악 평론. 이 책이 단순히 과거의 음악계를 들여다보는 기회가 아닌, 오늘날의 한국 음악을 다시 마주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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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쓰다>는 일제강점기에서 시작해 1990년대에 이르기까지 20세기 한국 음악문화를 당대의 음악 비평문을 매개로 살핀다. 이 책은 음악계 안팎의 변천을 이해하고, 비판하고, 격려하기 위해 다양한 지면 위를 떠돌며 당대의 현상을 솔직하게 이야기했던 음악인들과 비평가들의 시도를 음악 연구자들의 해제와 함께 촘촘히 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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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사상 14호: 부산항 패러다임>
출간 기념 북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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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오늘, 10월 29일 목요일 저녁 6시 <문학/사상> 14호 출간을 기념하여 <문학/사상>의 김만석 편집주간, 김대성 편집위원과 함께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부산항의 고유한 시간성’을 주제로 대화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부산항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니,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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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대나무숲에서 시작된 소문, 인터넷에 퍼진 불법촬영물, 병상에 누운 아버지의 메모, 남의 빚을 받아내며 살아온 사람의 마른 눈물까지. 안지숙 소설가의 『구린 맛』은 삶의 가장자리에서 폭력과 낙인, 소외를 마주한 일곱 인물의 이야기입니다. 상처받은 자리에 주저앉지 않고 저마다의 방식으로 '다음'을 찾아 나서는 이들이 우리에게 남긴 질문을 작가와 함께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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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늦은 가을 태풍으로 광안리해변도서전 일정이 변경되었습니다! 이번 해변도서전은 11월의 광안리바다에서 열립니다. 따뜻한 옷 꼭 챙겨입으시고, 핫팩도 주머니에 하나씩 챙겨오세요^^ 늦어진 만큼 산지니도 더 잘 준비해서 북마켓에 참여하겠습니다. 11월의 바다와 함께 지역의 책문화 생태계를 꾸려나가는 50개의 출판사, 창작, 서점, 커뮤니티를 광안리해변도서전에서 만나보세요 :)
☑️일정: 2026. 11.13(금) ~ 11.18.(수) 13:00-21:00 (*북마켓은 금, 토, 일 운영)
☑️장소: 광안리해변 만남의광장 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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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위한 독일문학을 만나다 : 배중환 독문학자 북토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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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6일에는 배중환 독문학자와 함께한 <펜테질레아>x<가장 아름다운 그림형제 동화 101선> 북토크가 있었습니다. 그림형제 동화를 새로 엮고 번역한 배중환 독문학자와 담당 편집자가 만나, 구전설화 수집에서 시작해 전 세계가 아는 고전이 된 그림형제의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림형제 동화에 대한 깊은 탐구심과 애정을 바탕으로 ‘어린이를 위한 이야기’를 넘어 ‘아이와 어른이 함께 읽는 고전’이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한 배중환 독문학자의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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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 25일 주말, 창원에서 열린 세계아동문학축전에 다녀왔습니다. 가족들과 함께 방문한 아이들에게 산지니의 그림책, 동화책, 동시집을 소개하는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메인 무대에서 열린 아동극과 해외 어린이책 작가와의 만남도 보며 어린이책 시장을 더 깊이 알아가는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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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만드는 편집자는 무엇을 읽고, 보고, 쓰고, 어디에 갈까요? ‘편집자의 쪽지’에서는 그들의 일상에서 발견한 소소한 취향을 소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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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온 편집자
10월 초, 안동으로 향했습니다. 따뜻한 부산 날씨만 믿고, 가벼운 차림으로 갔다가 안동역에 내리자마자 추워서 비명을 질렀습니다. 다행히 돌아다니다 보니 괜찮았지만요. 제가 안동으로 향한 이유는 바로 2026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을 만나기 위해서인데요. 올해 축제는 9월 24일부터 10월 4일까지 11일간 중앙선1942 안동역과 탈춤공원, 원도심, 하회마을 일대에서 열렸습니다.
안동 하면 역시 하회탈이 떠오르죠. 하지만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에서는 우리나라의 탈춤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가면과 춤도 만날 수 있습니다. 올해도 아시아와 유럽, 남미 등 여러 나라에서 찾아온 공연단이 저마다의 전통 의상과 가면을 선보였습니다. 익숙한 우리 탈춤과는 또 다른 몸짓과 음악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탈춤은 무대 위에서만 펼쳐지지 않았습니다. 거리 곳곳에서는 화려한 글로벌 마스크 퍼레이드가 이어졌고, 여기저기 설치된 공연장에서는 탈춤뿐만 아니라 줄넘기 댄스, 말레이시아 전통 가무 등 여러 공연을 볼 수 있었습니다.
당연히 축제 구경을 끝내고는 찜닭골목에서 찜닭을 즐겼습니다. 축제 못지않게 골목에도 사람이 너무 많아서 원래 가던 단골집엔 못 갔지만 역시나 안동 찜닭은 맛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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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사람
사현금 무크 4
김하기, 강동수, 박향, 정인, 안지숙, 강이나, 정재운 지음
소설 동인 '사현금'의 네 번째 무크지. 분단과 민주화 운동의 기억, 세기말의 그릇된 믿음, 이민 가족의 해체, 아버지의 자서전, 마물 곳을 잃어버린 사람들, 멈춰 버린 청춘까지. 일곱 편의 소설은 우리 시대의 그늘을 저마다의 목소리로 비춘다.
표제작 <네 번째 사람>은 군경의 추적을 피해 친구 ‘땡점’의 집에 숨어 사는 무장공비이자 ‘땡점’의 작은아버지를 목격한 어린 ‘나’를 통해 분단이 우리에게 남긴 상처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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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헌법 의해
메이지 시대 일본 제국헌법에 근거와 해설을 덧붙인 결과물로, 1889년 처음 발간된 메이지 일본 정부 공식의 제국헌법 해설서이다. 메이지 이후 일본의 제국주의적 노선과 조선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의 식민 지배를 설명하는 근거이자 오늘날 여전히 입헌군주제를 유지 중인 일본 사회의 성격을 규명하는 유용한 실마리이다.
<제국 일본의 테오-크라시 총서>의 첫 번째 기획도서로, 윤인로 비평가의 번역으로 출간되었다. 역자는 여러 판본과 영역본을 교차 검토하며 원문의 용어와 인용에 대한 주석을 제공한다. 또한 후기를 통해 제국헌법을 이후 이어지는 군국주의 시대와 연결해 비판적으로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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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서학의 정동들
젠더·어펙트 총서 07
타계 15주기를 맞아 다시 읽는 박완서 문학. 2010년 이후 박완서 문학 연구의 흐름을 정리하고 새로운 방법론과 쟁점을 보여준다.
1970년 『나목』으로 등단한 박완서는 40여 년 동안 작품을 발표하며 한국 현대문학사에 주요한 발자취를 남겼다. 그러나 작품의 규모와 영향력에 비해 박완서 문학에 대한 해석은 오랫동안 일부 작품과 익숙한 관점에 집중되어 있었다. 이 책은 박완서 문학을 다시 읽으며 ‘전쟁과 기억’, ‘여성과 젠더’, ‘노년과 말년성’에 이르기까지 ‘완서학’의 변곡점과 현재를 기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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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천 년의 역사로 읽는 팔레스타인
강에서 바다까지
말레이시아의 외교관이자 지정학 분석가 아이만 라쉬단 웡이 쓴 이 책은 팔레스타인 땅의 기원에서 시작해 시오니즘의 형성과 확산, 그리고 끝이 보이지 않는 억압 속에서도 이어지는 해방을 향한 투쟁까지 서술한다. 책은 복잡한 역사를 풀어낼 뿐 아니라 팔레스타인에 관해 널리 퍼진 오해와 단편적 서사를 비판적으로 해부하며, 팔레스타인 역사를 보다 공정하고 균형 있게 바라볼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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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언론인 출신의 부산 시아버지와 지역화합에 관심이 큰 대구 며느리가 한 가족이 되면서 시작되었다. 국밥 한 그릇을 앞에 두고 드러나는 입맛의 차이부터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를 응원하는 두 도시의 응원문화, 그리고 역사, 문화, 정치, 경제에 이르기까지. 두 저자는 대구와 부산을 둘러싼 익숙한 편견과 지역적 대립을 넘어 두 도시의 진짜 모습을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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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부의 담론에 귀기울이는 반년간 비평지 <문학/사상> 14호: 부산항 패러다임이 출간되었습니다. 이번 14호는 개항 150주년을 맞은 부산항을 새롭게 사유합니다. 자세한 사항과 구독 신청은 위 이미지 클릭 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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