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니 소식 200호
물 무섬증 할머니, 해녀에 도전하다!
<청사포 해녀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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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썩철썩 파도소리가 귓가를 맴도는 여름입니다. 여름은 식재료도 음식도 까딱하면 쉬어버리니 해산물이나 회를 먹을 때 신경이 쓰입니다. 그런데도 이렇게 더운 날이면 시원한 바다 음식이 당기니 하는 수 없죠. 해녀촌 포장마차를 갈 수밖에!
지난번에 다녀온 곳은 기장 연화리의 해녀촌 포장마차였습니다. 한창 더운 8월에 찾아가도 천막 안으로 바닷바람이 솔솔 불어와 시원하게 앉아 맛있는 해산물을 양껏 먹을 수 있습니다.
기장에서 해안을 따라 내려오다 보면 제가 다음번에 꼭 가보리라 마음먹은 바다가 또 하나 있습니다. 바로 해변열차 정차역으로도 유명한 청사포입니다. 이곳에서도 싱싱한 성게며 해산물을 먹을 수 있는데요. 오늘 소개할 그림책 <청사포 해녀 할머니>에는 바로 이 청사포에서 물질하는 해녀들이 등장합니다.
책의 주인공은 삼십 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온 ‘할머니’입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하는 할머니에게 어린 시절 친구들이 찾아옵니다. 물개처럼 바다를 누비며 함께 놀던 친구들은 청사포의 멋진 해녀들이 되었고, 할머니에게도 해녀 일을 권합니다. 선뜻 그러겠다 말하지 못하는 할머니를 도와주겠다면서요.
해녀로서 첫날, 오리발을 준비해온 할머니에게 친구들이 실내화를 건넵니다. 물살이 센 청사포에서는 실내화면 충분하다는 겁니다. 마침내 푸른 바다에 뛰어든 할머니의 눈앞에는 보석처럼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집니다.
하지만 아름다움도 잠시 거센 물살에 겁이 납니다. 할머니는 물이 무서웠지만 먹고살기 위해서 더 악착같아져야 한다며 자신을 다그치고 더 깊이깊이 들어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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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탈이 난 할머니는 한참을 병석에 누워 있다가 다시 일어납니다. 오랜만에 바다로 나간 날, 화려한 옷을 즐겨 입는 해녀 할머니가 다가와 커피 한잔을 내밉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합니다. “내는 힘들게 물질 안 한다. 깊은 물도 안 가고 쓸 만큼만 하믄 물에서 나온다. 그리 해도 가족들 돌보고 잘 산다.”
답답했던 할머니의 가슴이 사르르 녹습니다. 하지만 막상 물에 들어가 처음으로 전복을 마주한 순간, 또다시 욕심이 올라옵니다. 조금만 더 손을 뻗으면 전복을 잡을 수 있을 것 같았던 순간, 센 물살이 들이닥치고 할머니는 그대로 휩쓸립니다. 심장이 톨돌돌돌 몸이 달달달달 정신을 차릴 수 없었고, 할머니는 물이 더 무서워져 바다에 들어갈 수 없게 됩니다. 과연 할머니는 해녀 일을 이어갈 수 있을까요?
우리는 할머니 할아버지란 이름과 도전, 시작이란 단어를 좀처럼 연결 짓지 않습니다. 하지만 예순이든 여든이든 우리는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있고, 또 두려움에 맞설 수 있습니다.
책을 읽으며 한글을 배우시던 외할머니가 떠올랐습니다. 제가 어릴 때 쓰던 8칸 공책에 당신의 이름과 여러 단어를 한 글자씩 적던 할머니가요. 할머니와 받아쓰기 시험을 하던 기억도 아직 생생합니다. 시험 문제를 내는 사람은 저였고, 시험을 치르는 사람은 할머니였습니다. 학교에서 선생님이 내주시던 시험 문제에 골머리를 앓던 제가 어른에게 문제를 낸다는 자체가 재밌었습니다. 채점을 하는 것도 마냥 놀이 같았습니다. 그때는 한 글자 한 글자를 쓰기 위해 기울였을 할머니의 노력은 잘 알지 못했습니다.
할머니는 그렇게 한글을 배워 마침내 글 한 편을 완성하셨습니다. 외할아버지에 대한 속깊은 이야기였는데요. 어린 저에게 보여주시지 않았던 마음을 글로써 엿볼 수 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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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의 외할머니인 정쌍례 할머니가 직접 쓰신 글입니다.
스물이든 예순이든 여든이든, 새로운 도전은 무섭고 두렵습니다.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청사포 해녀 할머니> 속 할머니처럼 조금은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때로는 주변의 도움도 받으며 한 걸음씩 나아가면 좋겠습니다.
나의 도전, 그리고 우리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도전을 떠올리며 <청사포 해녀 할머니>를 한 번 읽어보면 어떨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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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사포 해녀 할머니 꿈꾸는 보라매 31
장수지 글, 그림
삼십 년 만에 고향 청사포로 돌아온 ‘할머니’는 어린 시절 물개처럼 헤엄치고 놀았던 바다에서 해녀 일에 처음으로 도전한다. 오랜만에 뛰어든 고향 바다에서 할머니는 보석처럼 아름다운 바닷속 풍경을 만나지만, 마음먹은 대로 움직이기 어려운 청사포의 거센 물살에 덜컥 두려운 마음도 든다. 할머니는 해녀 일을 무사히 잘 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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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다음 생에 만날까요?>
출간 기념 북토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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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7일 목요일, 박영해 소설가, 구모룡 <문학/사상> 편집인과 함께하는 북토크가 열립니다. 돌연 곁을 떠난 첫사랑에게 45년 5개월 만에 “왜 그렇게 떠났어요?”라는 문자를 보내며 시작하는 이 소설은 오랫동안 침묵 속에 살아온 여성의 목소리를 담고 있습니다. 애써 외면해온 묵은 감정을 마주하며 지난 삶과 좌천동이라는 도시를 톺아보는 <우리, 다음 생에 만날까요?>. 오래도록 가라앉았던 마음의 행방이 궁금하시다면, 북토크에 함께하는 건 어떨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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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9일 울릉도에서 <울릉도 아라리> 출판기념회가 열립니다. 책에 실린 인터뷰이분들과 함께 책에 대한 다채로운 이야기를 나눌 예정입니다. 울릉도 사람들의 억척스러움과 따뜻한 정, 아름다운 자연을 함께 나누는 시간입니다. 울릉도의 삶과 이야기가 오롯이 담길 이 자리에 많은 기대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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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대한민국 독서대전 춘천에
산지니가 참가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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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제13회 대한민국 독서대전이 춘천시에서 개최됩니다. 산지니도 춘천 대한민국 독서대전에 참가하게 되었는데요. 독자 여러분과 함께할 다양한 체험프로그램과 신간 도서들을 준비할 예정이니, 오셔서 함께 즐겨주세요! 춘천에서 진행할 재미있는 체험프로그램은 산지니 SNS에서 추후 소개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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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만드는 편집자는 무엇을 읽고, 보고, 쓰고, 어디에 갈까요? ‘편집자의 쪽지’에서는 그들의 일상에서 발견한 소소한 취향을 소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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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편집자
재밌는 전시를 하나 보고 왔습니다. 신세계 센텀시티에서 열리고 있는 <너무 착한데?, 틀린 건 아닌데 展>입니다. 전시를 소개하는 기사에는 “MZ 세대를 중심으로 폭발적인 흥행을 기록한 바 있는 화제의 기획전”이라 소개하고 있는데요. 어쩌다 저도 이 행렬에 합류를 해보았네요. 이 전시는 사실 말로 설명하는 순간 재미가 뚝 떨어지더라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가장 공감 되었던 문장을 사진으로 소개합니다.
“만약에~”로 시작하는 질문을 좋아하시나요? 저는 안 좋아합니다. 일어나지 않을 일을 상상하는 것도, 그것에 대한 답을 고민하는 과정도 즐기지 못하는 사람이랄까요. “무인도에 뭐 가져갈 거야?”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의 그 막막함이란… 네, 저는 현재와 사실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S’ 성향의 사람입니다. 산지니 편집부에는 이런 질문을 잘 던지는 편집자가 있습니다. 늘 속 시원한 대답을 해주지 못하는 것 같아 미안시러운 마음입니다. 그래도 그 질문에 ‘애써 답해 보려는’ 제 모습을 본다면 그건 암튼 제가 무지 노력을 하고 있는 거라는 것을 알아주기 바랍니다. 전시는 8월 30일까지 열린다고 하니 MZ 여러분(과 MZ를 추구하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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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영도의 영세당 한약방에서 육십여 년 동안 한약사로 일해온 권영현 저자가 여든여섯에 첫 번째 책을 세상에 내놓는다. 『얼어붙은 입』은 노년이 되어 ‘나’를 찾고 싶은 마음으로 글쓰기 교실의 문을 두드린 뒤, 글을 쓰며 비로소 자신을 마주하고 그리운 부모와 사랑하는 가족, 지금은 곁에 없는 친구, 그리고 ‘나’를 되짚어 가는 기록이다. 작가의 글쓰기 스승인 정영선 소설가가 추천사를 썼다. "‘얼어붙은 입은 언제 녹을까’라는 마지막 문장을 볼 때마다 내 입이 다 얼얼해졌다. 그 나이에도 이런 아름다운 글을 쓸 수 있다니, 육십 넘은 소설가인 나의 새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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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다음 생에 만날까요?
박영해 장편소설
돌연 곁을 떠난 첫사랑에게 45년 5개월 만에 보낸 문자. "통화할 수 있을까요?"
남 보기엔 별문제 없이 살아 왔다고 여겼던 지난 세월 아래에는 삭이지 못한 채 가라앉아 있던 물음이 있었다. 소설은 오래도록 스스로에게조차 묻지 못했던 질문 하나를 정직하게 마주하는 일이 한 사람의 생애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담담하게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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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아라리
섬을 품고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
박경자 인터뷰 에세이
울릉도에서 태어나 섬에서 초·중·고등학교를 다닌 저자가 은퇴 후 고향에 머물며 울릉도 주민들 30명을 인터뷰해 그 이야기를 책에 담았다. 구순의 어르신부터 울릉도에서 삶을 시작하는 새내기 주민까지 대략 백 년의 폭넓은 시기를 아우르는 스물네 편의 글은 울릉도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보여준다. 책에 수록된 울릉도 지도와 인터뷰이들의 생활감 넘치는 사진은 실제 눈앞에서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는 듯한 현장감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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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형제 동화 중 가장 그림형제다운 글 101편을 모았다. '마법 동화'를 중심에 두고 반전이 강렬한 '동식물 이야기', 언어·지역색 문제가 없는 '유머러스한 이야기'를 선별했으며, 디즈니식 화려한 왕궁 이야기뿐 아니라 나무꾼·재봉사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지혜와 용기로 위기를 극복하는 이야기들을 담았다. 19~20세기에 걸쳐 활동한 조지 크루이크생크·루트비히 에밀 그림·조세프 샤를·오토 우벨로데·완다 가그, 다섯 화가의 삽화를 한 권에 모아 그림형제 동화가 독자 곁을 걸어온 길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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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부의 담론에 귀기울이는 반년간 비평지 <문학/사상> 13호: 바다의 노모스가 출간되었습니다. 이번 13호는 바다를 단순한 배경이나 자연의 이미지가 아니라, 세계 질서와 경계, 이동과 위험, 기술과 미래가 교차하는 사유의 공간으로 호출합니다. 자세한 사항과 구독 신청은 위 이미지 클릭 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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